선동열 칼 뽑는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04일 15시 44분
**'번쩍 번쩍' 메이저급 슬라이더 **오늘 전 '열도평정' 스타트 `칼날에 건다.' 미야모토 무사시로 유명한 은 검도(劍道)를 숭배하는 사무라이의 역사와 전통이 밴 나라.
그런 을 `한국혼의 칼'로 평정한다.
주니치 `나고야의 태양' (33)이 5일 구장에서 열리는 도요 카프와의 개막전부터 예리한 칼을 뽑아 든다.
바로 140㎞를 웃도는 스피드와 예리한 각도를 가진 세계적인 `슬라이더'가 그의 칼.
아마 최강국들이 모인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 의 마운드를 `1인천하'로 만들 때도 그는 어김없이 이 `진검'을 빼들었다.
에서도 당연히 위기상황에서의 결정구는 슬라이더다.
그래서 은 시범경기에서 구질 노출을 꺼려해 결정구인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평균 133㎞대로 가볍게 시험했지만 그래도 타자들은 꼼짝없이 당했다.
지난달 24일 구라시키의 시범경기에서 맞붙은 최고의 교타자인 오릭스의 이치로는 "슬라이더의 각도와 스피드가 에서 정상급"이라고 감탄했다.
오릭스의 출신 용병 덕 제닝스도 "급 슬라이더"라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 에서 던지는 구질은 크게 나눠 4가지.
150㎞대의 직구는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솟구쳐 스크루볼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파워 커브와 호시노 감독으로부터 전수받은 몸쪽에서 가라앉는 싱커도 있다.
슬라이더는 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옆으로 휘는 2가지 구질을 섞어 던진다.
은 개막전을 앞두고는 2일에 1번꼴로 100여개가 넘는 전력피칭을 하면서 슬라이더의 구위를 만족할 만큼 가다듬었다.
평균 138㎞의 슬라이더는 말 그대로 `칼'이다.
"타자들이 한국타자보다 한수위라고 하지만 슬라이더로 개막 3연전부터 얼을 빼놓겠다."
한국 야구계의 `보검' 이 뿜어내는 `칼날 슬라이더'의 광채가 에서 번뜩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