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새의 선물' - 작가 은희경씨
기사입력 1996년 04월 01일 18시 13분
최근 우리 문단의 특징 중 하나는 신예 여성작가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이다.지난해 신춘문예에서 중편 '이중주'로 데뷔한 이후, 장편 '새의 선물'로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은 은희경씨(37)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소설에 대한 관심은 깊었지만 본격적으로 작품은 쓴 것은 2년 밖에 안돼요.밀란 쿤데라가 '새롭지 않은 소설은 부도덕하다'고 말했듯이, 제 색깔을 선보이고 싶었어요."'새의 선물'은 화자인 '나'가 현재에서 과거로 여행을 하면서 삶의 진실과 본질을 찾아가는 모습을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읽는 도중 웃음이 터져나오는 해학적인 문체, 경쾌한 상상력으로 삶의 금기와 규범체계,고정화된 삶의 형식에 날카로운 메스를 대는 주제의식은 독특하다.또 열두살 계집아이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철없고 순수한 이모, 바람둥이인 아저씨, 신분상승을 위해 뭇남성에게 교태를 부리는 미스 리 등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낸다.이 소설은 평자들로부터 "환멸의 학습을 통한 인간성숙을 그린 뛰어난 성장소설이자 지난 연대 우리 사회의 세태를 실감나게 그린 재미있는 세태소설"이란 평가를 받았다.은씨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두 아이를 친정(전주)에 맡기고 95년 7월부터 8월까지두달에 걸쳐 전북 무주의 안국사에 칩거하며 써냈다.전북 고창 출신으로 국문과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최근 30대 후반 독신녀의 독백형식을 빌려 여자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그린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를 집필하고 있다."소설을 쓰는 것은 먼저 자신의 삶을 헐어내고 거기에서 가장 정제된 벽돌 한장씩을 찾아내는 일"이라는 문학신념을 갖고 있다.< 박용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