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LA구단 '딜레마'
기사입력 1996년 03월 30일 14시 19분
**오늘 엔트리 마감 … 결론 못내고 회의 거듭 **제외땐 기득권 상실 '갑론을박' 가 박찬호(22)의 (ML) 진출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는 30일(이하 한국시간) 클레어 부회장과 라소다감독, 윌라스 투수코치 등이 박찬호의 거취를 놓고 장시간 회의를 거듭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클레어 부회장은 "이번에 ML에 합류하면 완전히 자리를 굳혀야 하므로 신중해야 된다"며 마이너리그 경험을 더 쌓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라소다감독은 "중간계투로 일단 기용한후 선발 전환을 검토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클레어 부회장은 당초 등판 일정을 하루 당겨 30일 엔젤스와의 프리웨이 시리즈 1차전에 박찬호를 기용할 것을 검토했었다.
이는 ML 엔트리 마감이 31일 오후 2시이므로 한시라도 빨리 거취를 결정하려는 의도에서 였다.
구단이 고심을 거듭하는 배경에는 박찬호와 페드로 아스타시오의 선발 경쟁외 다른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ML에는 `한 선수를 3번 이상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경우 그 선수에 대해 구단이 권리를 잃는다'는 조항이 있다.
구단의 독단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노조에서 제안해 시행되고 있는 이 규정에 따르면 ML 엔트리(40명)에 들어간 특정 선수를 3번 이상 마이너리그로 보내면 4번째는 구단이 그 선수에 대한 권리를 잃게 된다.
그럴 경우 ML의 어떤 팀이든 그 선수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박찬호는 지난 2년간 모두 40명 엔트리에 속했기 때문에 올해 만약 트리플A로 내려간다면 세번째가 된다.
그리고 ML에 복귀했다가 다시 마이너리그로 떨어지면 는 박찬호를 잃게 된다.
1백20만 달러(약 8억원)의 계약금을 투자하고 2년간 공들여 키운 박찬호를 아무런 보상없이 이적시킨다는 것은 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
일단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다면 다음번에는 무조건 ML에 계속 등록시켜야 하므로 선택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박찬호가 최근 시범경기 3경기동안 7이닝에서 노히트의 호투를 벌여 구단의 고뇌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