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한국은행 농구 살릴 순 없었나'
기사입력 1996년 03월 29일 16시 00분
50년 전통의 국내최고(最古)구단 한국은행 남자농구단이 29일 오후 6시 본점 회의실에서 해단식을 갖고 끝내 간판을 내렸다.
한국은행은 해단식을 갖기 하루전인 28일까지 인수희망기업과 연쇄접촉을 갖는 등 `해체'만은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실패,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인수에 나섰던 기업은 .
은 한국은행의 해체 소식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 1월부터 한국은행측과 꾸준한 접촉을 펼쳐왔으며 이달초 현업 잔류의사를 밝힌 주장 김재득(32)을 제외한 전 선수를 받아들이기로 잠정 협의까지 마쳤다.
특히 은 기존팀 중 호남연고 팀이 없다는 점을 감안, 와 전남을 연고지로 결정하는 등 구체적인 작업까지 완료하고 `팀창단 초읽기'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은 28일 안병균 그룹회장 주재로 열린 중역회의에서 `창단포기'를 최종 결정했다.
이 창단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가칭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의 반대 때문.
당초 "기존팀과 기존팀을 인수하는 기업에 프로참여의 우선권을 준다"고 정했던 KBL측은 "이미 프로에 참여할 팀이 모두 결정됐으며 이들 팀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새로운 팀의 참여는 허용할 수 없다"며 의 거듭되는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L은 대신 "굳이 팀을 창단한다면 아마추어팀으로 남으면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측으로서는 금융팀인 과 군팀인 상무까지 프로에 참여, 기존 실업팀중 아마에 남는 팀이 한 팀인 마당에 아마팀으론 팀창단의 이유가 없고 또 팀창단후 기약없이 프로참여 허용을 기다릴 수만도 없어 결국 `창단포기'를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KBL은 프로원년 멤버를
SBS 동양제과 상무 등 8개팀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군팀인 상무의 프로참여에 대해 이론(異論)이 많고 설령 원년멤버로 참여한다해도 `시한부'일 수밖에 없는 상황.
언필칭 "한국농구발전을 위해 프로농구를 출범시키겠다"던 KBL로서는 `상무의 훌륭한 대안(代案)'이 될 수 있는 을 좀더 신중한 검토없이 기존팀들의 `밥그릇' 보호만을 의식해 놓침으로써 `프로농구의 장미빛 미래'와 `한국농구발전'에 모두 재를 뿌린 셈이 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