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관리 문제점 > 종목별 직업병
기사입력 1996년 03월 21일 16시 16분
## 농구-배구 장신선수 심장마비 위험
`오래 살려면 운동을 하라.'
최근들어 이 `옳은 말씀'을 무색케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이 위험할까.
두말할 것 없이 가장 위험한 종목은 복싱이다.
서로 치고받는 종목의 특성상 상대의 주먹을 맞고 사망을 한다거나 `펀치 드렁크'로 인해 은퇴후 한참 뒤에 죽기도 하는 `링의 희생자'들은 지난 45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500여명이 넘는다.
국내서만도 지난 82년 김득구가 레이 맨시니의 주먹을 맞고 사망했고 작년에도 에서 활동하던 이동춘이 링사고로 세상을 떴다.
이뿐 아니라 주먹을 맞아 실명을 하거나 은퇴후에도 펀치 드렁크로 인해 언어장애는 물론, 사고력과 보행까지 장애를 일으켜 평생 불구로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구나 배구처럼 장신선수들이 즐비한 종목에서는 `마판씨 증후군'이라는 병이 선수들을 치명적인 심장마비로 인도하고 있다.
이 병은 심장에서 나오는 피의 통로인 대동맥이 파열돼 급사하는 병으로 국내에서는 배구 국가대표인 김병선(95년.당시 22세)과 배구선수였던 김현진(92년.당시 20세), 그리고 왕년의 국가대표였던 강두태(91년.당시 34세)가 희생자다.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병만이 우리가 주의해야 할 부분이 아니다.
지난 19일 사망한 유도의 정세훈처럼 체급조정이 필요한 종목에서도 무리한 감량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
정세훈의 사인인 심장마비는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오는 경우 외에도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선천적인 심장기형이 가장 일반적인 것.
미국의 `스포츠 의학'지(誌)는 35세이하의 선수중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심장근육의 두께가 정상인보다 두꺼운 비대성 심근병이 가장 많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같은 경우는 미리 발견할 수 있는 부분으로 우리도 하루빨리 체계적인 스포츠의학의 도입으로 선수들의 `돌연사'를 사전에 막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