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화계 인종차별 진단 - 흑인스타들 괄시 받는다
기사입력 1996년 03월 19일 15시 20분
**96 후보엔 1명만 턱걸이 **'반값'대우 출연료에 조연 신세 전전 미모의 흑인 여배우 셰릴 리 랠프는 지난 82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드림 걸'의 히트로 할리우드 진출을 위한 오디션을 받았을때를 아직 잊지 못한다. "쓸만하군. 하지만 당신을 영화에서 뭘로 써먹지?"라는 한 제작자의 말 때문이다.
그 뒤로 2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할리우드는 아직 스타대접을 해주지 않는다. 인종차별이 비교적 적다는 연예계지만 미국 영화계는 아직 유색인종에겐 높은 벽이다.
96 후보자 명단을 보면 총 166명의 후보중 흑인은 단 1명.
감독과 남녀 주-조연등 중요 5개부문의 후보 25명은 지난해에 이어 백인 일색이다. 물론 지난 86년 이후 10년동안 흑인이 2명을 넘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미국 영화예술및 과학 아카데미의 회원 5천43명중 흑인이 단 2백명인 것을 보면 상타기는 애당초 기대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흑인들은 배역에 비해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영화 `펄프 픽션'에서 명연기를 펼친 새뮤얼 잭슨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존 트래볼타와 동등한 비중의 연기를 펼쳤지만 조연상 후보로 선정돼 논란을 빚었다.
최근 각종 차트를 휩쓸고 있는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흑인영화 `웨이팅 투 엑세일'이 아카데미 작곡-주제가-편곡등의 부문어디에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데서 논란은 가속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제작사인 폭스사가 아예 `웨이팅 투 엑세일'의 비디오 테이프를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발송하지 않았다는 것.
심사위원들에게 비디오 테이프를 돌리는 것은 오스카 수상을 꿈꾸는 작품들의 오랜 관례이자 의무사항이지만 폭스사는 아예 후보로 도전시킬 계획이 없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흑인이면서 현재 할리우드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덴젤 워싱턴, 휘트니 휴스턴과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그러나 휴스턴이나 워싱턴, 액션스타 웨슬리 스나입스의 편당 출연료는 1천만달러(약 80억원)급.
에디 머피가 1천2백만달러(약 96억원)로 최고 수준이지만 2천만달러(약 160억원)급의 짐 캐리, 톰 크루즈, 아널드 슈워제네거등 백인 스타에 비하면 초라해지는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