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이 넘은 노인의 엄청난 오해
기사입력 1996년 03월 18일 19시 51분
사람은 자신에 대해 관대한 법이라고 한다.
자기의 허물은 스스로 용서하고 자신의 잘못된 점은 이해하고 자신의 실수는 덮어두고 자신의 과오는 눈감아 버린다.
자기의 머리를 때리면서 "어이구, 돌머리!"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실 마음속 대사는 "괜찮아. 컴퓨터도 고장날 때가 있거든!"이다.
그래서 저 유명한 연애학의 대가 스탕달 선생도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외치지 않으셨는가.
그런데 띨띨씨는 로맨스라는 말을 잘 이해 못해 섹시녀와의 관계 후에 친구들에게 자랑하길 "과연 내가 하면 노맨스야. 내가 그녀랑 관계하면 대번에 노맨스가 되잖아!"라 한다.
이런 `로맨스'와 `노맨스'도 구별 못하는 자 같으니라구.
심지어 어느 철학자는 인간을 두고 정의하길 `이 세상 사람 다 죽어도 자기만은 살아있을거라 믿는 바보'라고 했다.
내 실력을 나만 과신해선 안되겠다.
90세가 넘어 장가가신 이 할배도 자기 능력에 대해 오해 내지는 과신을 하는 분이다.
결혼후 얼마 되지 않아 20대 아내가 임신을 했다고 하자 기고만장한 이 할배 대뜸 병원을 찾아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의사 선생! 내 실력이 이정도라니까, 어떻소?"
그러자 의사가 차분하게 말한다.
"제가 얘길 하나 해 드리죠.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 사냥을 갔는데 총 대신 우산을 들고 간겁니다. 그런데 호랑이가 갑자기 나타나 우산을 호랑이에게 겨누고 쐈는데 호랑이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은 겁니다."
그러자 할배, 낄낄대시며 "말도 안되는 소리, 누가 옆에서 총을 쐈겠지."
의사가 됐다는듯 맞장구를 친다.
"바로 맞히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