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갈등-긴장-죄의식이 장애 일으켜
기사입력 1996년 03월 18일 19시 50분
사람들은 누구나 모두 성관계시 절정감에 이르기를 원한다. 특히 남자들은 상대방을 절정에 도달시키는 것이 남자다운 능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면 마음의 타격도 크다.
그래서 어떤 여성들은 전혀 절정감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이를 느낀 척 연극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어느 여성은 상담하러 와서도 `제발 남편에게는 그동안 자신이 오르가슴을 느낀 것처럼 연극했다는 것을 절대로 비밀로 해달라'고 사정사정 하기도 한다.
당연히 의사의 입장에서는 배우자의 이해와 도움없이는 절대로 치료가 불가능하니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면 병원에 발길을 끊는 경우도 있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의 구성요소가 필요하다. 이중 한가지만이라도 중복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첫번째로 중요한 것은 신경이다. 신경은 척수의 한 부분에 모여 오르가슴 중앙 통제소를 이룬다. 성감을 자극하는 소리나 보이는 것 모두 척수로 보내지는 것이다.
성관계시 이러한 자극이 신경을 타고 하나의 순환고리를 형성한다. 척수에서 성기로, 성기에서 척수로 양 방향으로 신경자극이 움직인다. 그러면 이것이 성적 에너지를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더 이상 자극을 소화할 수 없게 될 때 중앙 통제소가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두번째는 척수에서 온 자극이 질입구를 싸고 있는 근육을 조였다 풀렸다 하게 하는 요소이다.
세번째는 혈관계다. 근육이 조였다 풀렸다 하면 상대적인 진공상태가 되어 질에 분포하는 정맥의 피가 모두 빨려 나가면서 긴장이 풀어지는 상태가 바로 오르가슴인 것이다. 이런 과정을 가장 많이 방해하는 것이 바로 뇌인 것이다.
배우자와의 갈등이나 긴장, 죄의식, 소극적 태도, 대화 결여 등이 오르가슴 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문화적이나 종교적 영향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치료법으로 자위행위를 권유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가장 오르가슴을 잘 느끼는 것이 자위행위라는 보고에 따른 것이다. 이때 그 절정감을 더욱 높이기 위해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심리적 원인에 대한 정신치료도 병행한다.
노만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