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사랑 새풍속도 '장미족' 확산
기사입력 1996년 03월 16일 15시 38분
**팬티 꽃한송이처럼 접어 비닐 포장해 전달
** 코믹하고 분위기 있어 인기… 색깔따라 의미도 달라
"장미족을 아십니까."
오렌지족에 이어 `장미족'이 등장했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오렌지를 건네던 오렌지족과는 달리 `장미 한송이'를 사랑의 메신저로 삼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
이는 플라스틱으로 된 인조나무가지에 장미꽃모양으로 접은 팬티를 넣어 비닐에 싼 것으로 색감이나 모양면에서 장미 한송이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들 장미팬티는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1개당 4,000~5,000원이면 시중 패션 액세서리상점에서 구할 수 있다.
하모군(22·H대 3년)은 "팬티가 들어있는 장미를 들고 다니며 부킹을 하는 친구들을 장미족이라고 부른다"면서 "장미는 오렌지와 달리 분위기도 있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채모양(20·K대 2년)은 "얼마전 강남에 있는 호텔나이트클럽에 가 남자자리에 합석하게 됐는데 장미를 받았다"면서 "알고보니 장미꽃이 아니라 여성용 팬티였다"고 말했다.
연분홍 장미팬티를 받았을 때 처음엔 당황했으나 생각해보니 코믹하기도 한 것은 물론 마음 씀씀이가 좋아 기분이 괜찮았다는 게 채양의 얘기.
이 장미팬티는 또한 연분홍이나 백색, 진홍색 등 색깔에 달라 여러가지 표현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단다.
연분홍 장미팬티의 경우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여성스러움에 매료되었다는 뜻으로 순수한 사랑의 의미가 담겨 있으며 백색은 일종의 플라토닉 러브로서 상대의 지적인 이미지에 반했다는 표시란다.
반면 진홍색은 `그대의 섹시함에 반했어요'라는 말과 같이 진하게 즐기자는 것으로 대부분이 인스턴트파트너와 함께 `애프터장소'로 향한단다.
이때 상대방이 다발 안에 있는 장미꽃 모양의 팬티를 꺼내 폈다가 주머니나 핸드백에 넣는 게 오케이 사인.
만약 이 장미한송이를 받았을 때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경우에는 팬티를 꺼내보며 망신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또다른 사람에게 시도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그대로 준단다.
이렇듯 장미한송이를 닮은 팬티가 사랑의 구실로 애용되면서 장미족들 가운데는 아예 여러가지 색깔의 장미팬티를 마련해 갖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