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IF 시리즈' 유행
기사입력 1996년 03월 15일 15시 38분
**PC통신 "내가 ~라면 ~하겠다" **현실 불가능한 꿈과 희망 표현 … 청소년에 인기 `당신이 슈퍼탤런트 와 함께 밀실에 있게 된다면?' `당신이 여자 팬티가 된다면?'
PC통신에 게재되고 있는 `황당한 IF 시리즈'가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게시판에 운영되고 있는 `내가 ~라면 ~하겠다' 코너가 그것으로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별별 황당한 꿈과 희망이 올라온다.
`내가 마이클 조던이라면 -에게 멋진 덩크슛을 선사하겠다' `원자탄이라면 가서 떨어지겠다' ` 최고 권력자라면 월드컵을 포기한다고 말하겠다' 따위는 시사(時事)형.
섹스관심형들은 `발가벗은 여자와 같이 빈 방에 있게 된다면 같이 벗고서 때나 밀어주겠다' `밀실에 와 있게 된다면 함께 과자를 먹겠다' `초능력자라면 길가는 모든 여자를 투시력으로 훔쳐보겠다' `여자 팬티라면 추울 땐 여자를 따뜻하게, 더울 땐 땀과 이물질을 흡수해서 그녀를 편하게 해주겠다 등의 글을 올린다.
실존인물 희망형도 있다.
` 시장이라면 머리염색하겠다' `라면 실험적이고 독창적이고 대중성도 있는 히트곡을 만들어서 반(反)서태지파의 입을 봉하겠다'는 내용들이 그렇다.
공부와 학교는 나의 적이라고 부르짖는 유형으로는 `초능력자라면 전국의 학교를 모두 부숴버리겠다'에서부터 `가방이라면 내 안에 있는 책들을 협박해서 자해토록 하겠다'까지 올려져 있다.
회사 가기 지겨운 직장인도 비슷한 맥락에서 `달력이라면 모든 날을 빨갛게 만들겠다'는 희망을 토로한다.
대부분은 황당 그 자체. 이런 것들-.
`내가 나라면 내가 둘이다' `라면이라면 나를 넘기는 사람들의 목구멍에 걸려 안내려가겠다' `예쁜 돌이라면 잘 생긴 짱돌을 만나 결혼하겠다' `호박이라면 줄 그어서 수박되겠다'….
`발바닥이라면 냄새를 풍기겠다' `남자들에게 비키니 시대가 온다면 여자들에게도 삼각팬티나 사각팬티 수영복을 입히겠다' `엿이라면 왜 내가 엿 먹어라처럼 나쁜 뜻으로 사용되게 됐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겠다'…. 대학생 김모군(21)은 "유치하긴 하지만, 청소년들이 입시공부 따위로 생기는 스트레스를 IF시리즈로 해소하려는 것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