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꾀에 발등찍힌 응큼한 남자
기사입력 1996년 03월 14일 16시 49분
이건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얘기가 아니고 한 오랑캐나라의 고사다.
그 나라에 부자가 살았다.
그는 돈만 많은 게 아니라 힘도 넘쳐서 주위에 괜찮다싶은 여자만 있으면 모범학생 숙제해가듯 빠뜨리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번이지 그때마다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았고 그는 무지하게 아까웠다.
`적은 비용을 들이되 즐거움을 지금 상태로 유지할 수 없을까….'
그는 연구에 연구를 하다가 한 꾀를 짜내서 동네의 유명한 발명가를 불렀다.
기술자에게 부자가 주문하길 "여자가 올라가 앉기만 하면 철커덕 손이 묶여 꼼짝 못하게 되고 자세는 가을밤송이처럼 저절로 쩍 벌려…알았지? 그런 의자를 만들어 다오.
여자들은 누구나 이 의자에 앉고 싶어져야 한다. 돈은 내가 주고 싶은대로 주겠다."
발명가들은 예나 지금이나 돈에 약한 모양인지 그 기술자도 돈욕심에 의자를 만들어 주고 말았다.
그 의자는 전기의자와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성능은 끝내 줘 누구나 앉기만 해도 두손이 철컥 묶이고 두 다리는…`.
가뜩이나 기술이 뛰어난 자에게 이런 명기를 갖게 했으니 축지법 기술자에게 오토바이를 준 경우다. 부자는 이 의자를 자기집의 으슥한 정원에 설치해 놓고 열심히 활용을 했는데,
불을 찾아오는 부나방, 꽃을 보고 날아 오는 나비, 방아간인줄 알고 찾아오는 참새처럼 하루에도 수많은 여자들이 걸려 들었다.
부자가 이 의자를 이용했더니 여자 차지하기가 식은 죽 먹기요 누워서 천장보기처럼 참으로 쉬운 일였다.
이러기를 어언 몇달째인가. 나중에는 소문을 듣고 자진해 의자에 앉으려는 섹시녀들도 생길 정도였다. 해서 이 부자는 매일 자기의 `끈끈이 덫'(의자)에 나가 보는 순찰이 주요 일과였는데,
어느날! 뒤뜰에서 여자의 힝힝 소리가 나길래 나가보니, 이런 바닷물에 밥을 해먹일 일이 있나! `사랑의 의자'에 부자의 마누라가 결박돼 있고 일을 마친 하인놈이 냅다 뛰어가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