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농구연맹 '서장훈파동'강경대응
기사입력 1996년 03월 12일 15시 55분
**측 가처분신청에 변호사 선임 … 법정싸움 불사 **진로 창단연기등 3개 요구사항도 거절 `이대로 끌려갈 수만은 없다.' 97년 창단 예정인 진로남자농구단의 지명권과 관련한 이른바 ` 파동' 발발 이후 주도권을 빼앗긴채 일방적으로 끌려가기만하던 남자실업농구연맹(회장 최현열)이 `강경대응'의 기미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맹은 11일 이사회에서 파동과 관련, 진로측이 제시해온 창단 연기, 연고지명권 행사 연기 등 3개요구사항에 대한 심의 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연맹은 이날 또 하나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법률적 대응을 고려하지 않았던 서장훈측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변호사를 선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것.
측은 이 미국 유학중이던 지난해 12월 연맹이 신생팀의 지명대상 선수가 유학이나 휴학 등으로 예상 졸업연도에 졸업하지 않을 경우 입학연도를 기준 삼아 지명대상으로 할수 있도록 보완 개정한 규정의 소급적용은 부당하다며 소를 제기했었다.
연맹은 이에따라 변호사 선임과 관계법률 검토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13일로 예정된 1차공판의 연기를 해당 재판부인 동부지원 민사합의 1부에 신청했다.
연맹이 이처럼 강경대응쪽으로 선회한 것은 연맹이 그동안 너무 소극적이었고 일개 선수인 서장훈측의 태도가 지나치게 오만하다는 판단때문.
익명을 요구한 연맹의 한 관계자는 "의 미국유학이 연고지명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마당에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경파'임을 자처한 또 한 관계자는 "농구선수가 해당 단체의 규정에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제, "서장훈측의 가처분 신청은 소급적용을 문제삼고 있지만 실은 사전에 약속된 특정팀으로 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맹의 강경인사들은 또 "은 연말에 프로농구가 출범해 용병이 수입되면 가치가 크게 하락할 운명"이라며 "최악의 경우 의 선수등록을 연맹이 거부하거나 각 실업팀감독들이 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내부에서 이해관계가 얽혀 선뜻 대응하지 못했던 연맹에 강경론이 득세하기 시작하며 ` 파동'은 새 국면을 맞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