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부부싸움도…

기사입력 1996년 03월 11일 15시 35분

## 남편은 민주당 - 아내는 공화당

@@ 美주의원선거 사상 첫 동시 출마

부부가 주의원선거에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 미국선거철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뜨거운 `적과의 동침'의 주인공은 미국 오리건주 노스 포틀랜드에 사는 토머스 와일드(40)와 멜린다 와일드(35)부부.



주간 스타 최근호에 따르면 이 부부는 한집에서 올해 18개월된 아들과 함께 산다는 점 말고는 별로 공통점이 없다. 공화당의 멜린다와 민주당의 토머스는 정치노선이 달라서인지 모든 일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기 때문이다.



오리건주 의회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 후보는 집앞 잔디밭에 각자의 선거 선전판을 나란히 내걸고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 보기드문 싸움은 지난해말 변호사인 멜린다여사가 주의원에 출마하기로 결심할 때 시작됐다. 집에서 하루종일 애를 보는게 일이었던 토머스씨는 그녀의 선거참모를 자원했다.



그러나 이는 물과 기름의 결합이었다. 그들은 매사에 부딪쳤고 쉬지 않고 다퉜다.



그결과 중매센터를 통해 결혼해 7년째 살아온 이 부부는 이혼 직전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토머스씨는 이때 다른 생각을 했다. 따로 출마를 해서 보기좋게 마누라의 콧대를 꺾어놓겠다는.



그는 "아내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 정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며 "솔직히 말해 내가 훨씬 괜찮은 후보"라고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누가 이기든 그들은 역사책에 기록된다. 전세계에서 사상처음으로 부부가 한자리를 놓고 출마한, 확인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흥미진진한 대결에서 최후에 웃는 사람은 과연 누굴까. 다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집안이 주의원 한명을 배출한다는 점이다.

<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