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통고 받은 성균관대배구팀 김남성 감독
기사입력 1996년 03월 04일 16시 30분
##"선수문제로 그만두라니…이런법도 있어요"##
"선수의 진로 문제 때문에 15년간 땀흘려온 감독을 하루 아침에 내쫓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최근 학교측으로부터 해임 통고를 받은 김남성(43) 성균관대 배구팀 감독은
4일 "감독이 선수의 진로에 대해 충고를 하고 가이드를 해주는 것은 마땅한 일이 아니냐"면서
"그것 때문에 해임을 당한다면 대한민국 어느 감독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균관대 체육실(실장 손태열)은 지난달 29일 배구협회에 보낸 통고문에서
"김남성 감독을 해임한 것은 감독의 일신상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실상은
대학 최고의 스타인 신진식(21.1m88)의 진로를 놓고 `삼성으로 보내자'는 학교측과
`현대행'을 주장하는 김 감독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감독은 "명문팀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감독의 지도 능력 못지 않게
우수한 선수의 스카우트도 중요한 요소인데 스카우트는 돈보다는 스포츠계의 질서 윤리에 더 무게를 줘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10년 넘게 성균관대 배구팀을 지원해온 현대를 하루아침에 차 버리고
갓 창단한 삼성을 택한 체육실의 결정에 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작년 거액을 받고 현대에 입단한 본교 출신의 김병선이 단 2게임만을 뛰고 난뒤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 현대 구단측은 스카우트에 따른 투자 손실도 막대했지만 유가족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었고 이번의 신진식 건도 현대에서 5억원 이상의 스카우트 비를 제의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삼성으로 보내자고
체육실에서 주장하는 것은 무슨 다른 꿍꿍이 속이 있는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대신고 성균관대를 거쳐 77년 도로공사 여자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선경 코치를 거쳐 81년 성균관대 감독으로 부임한 후 성균관대 배구팀을 명문팀으로 발돋움시켰다.
86년 아시아청소년대회 우승과 87년 세계청소년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작년 후쿠오카 U대회서 16년만의 우승을 이룩해 국제무대서도 알려져있다.
"체육실에서 이미 4년 후배인 Y모씨를 후임 감독으로 정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김 감독은 "더 이상 말을 하면 모교 체육부에 먹칠을 하는게 되기 때문에 대기발령 상태에서 학교측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