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성 - 투지와 끈기의 '우리가락 지킴이'
기사입력 1996년 03월 01일 15시 37분
왕복5시간 청주서 출퇴근 국악사랑 외길
초등학교 순회공연통해 우리 얼 심기 전력
세종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박호성씨(33).
투지와 끈기로 뭉친 그는, 왕복 5시간의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국악사랑을 키우는 국악인이다.
93년 세종국악관현악단을 창단, 아직 20여명의 단원이지만 94년부터 초등학교 무료순회공연을 시작해, 수만명의 청소년들에게 우리음악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국 16개 지역 75개 학교의 1만8천7백50명 학생이 그의 팬이 됐다.
"어릴때 우리음악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커서도 우리음악, 우리문화를 사랑하게 되지요."
삐뚤빼뚤한 글씨로 감동과 감사를 전하는 어린이들의 편지에 고생이 눈녹듯한단다.
그가 이처럼 청소년 음악교육에 애착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자신이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마포국민학교 1학년을 마친후 고사리손으로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 16세때 검정고시로 중학교입학자격 및 고등학교입학자격을 땄다.
`천직'이라 여기는 국악과 연을 맺은 것은, 순전히 `공짜'로 공부할수 있던 국립국악고등학교의 입학조건 덕이었다.
대금을 택한 것도 대금의 소리가 멋진 데 덧붙여 악기가격이 가야금 등 보다 훨씬 쌌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2학년때는 `교내 실기상'을 받고 졸업때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상'도 수상했다. 그러나 육사를 지원했다가 낙방, 다시 생업과 공부를 병행하는 고생길에 접어들었다. 신문배달부,
유흥업소 웨이터, 공장직공, 경비원, 노점상을 하며 깡패들에게 맞기도 숱하게 맞았다.
이상룡(단국대교수) 신용문(전주우석대교수) 선생님의 권유로 87년도에 처음 생긴 청주대 국악과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중에 `청솔국악예술원'을 설립,
지금은 국악고 후배겸 아내인 그의 유일한 지원자 김혜성씨가 예술원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와중에 교육대학원에서 음악교육으로 석사를 마쳤다.
아들도 둘이 있다.
`한국적인 지휘법의 토착화'를 꿈꾸는 그는, 지난해부터 박은성씨에게 지휘 사사를 하고 있다.
어린이날 다음날인 5월 6일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열 `새싹들의 울림소리'의 청소년 협연자를 우리악기뿐 아니라 서양악기와 성악부문까지 공모하는 것도 이런 맥락의 하나다. 595-87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