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SUN국감서 어떻게 '야알못' 인증했나

    기사입력 2018-10-11 10:35:41 | 최종수정 2018-10-11 19:50:30

    질의하는 김수민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8.10.10 kjhpr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광위) 김수민 의원(바른미래당)은 '선동열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며 일으켜세웠다. 그리고는 조그마한 패널을 꺼내들었다. 패널에는 이름이 가려진 A선수와 B선수의 스탯이 적혀 있었다. 김 의원은 선 감독에게 "이 두 선수 중 어떤 선수를 선발 하시겠나"라고 물었다. 선 감독은 당황해하며 "그것만 보고는 누구를 뽑아야할지…." 하지만 김 의원은 선 감독의 말을 끊으며 두 선수 중 한 선수를 뽑으라고 계속 다그쳤다. 선 감독은 어쩔 수없이 기록이 좋은 B선수를 꼽았다. 김 의원은 '걸렸구나'라는 듯 A선수와 B선수의 이름을 공개했다. A는 오지환(LG 트윈스)이었고 B는 김선빈(KIA 타이거즈)이었다.

    질의하는 손혜원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질의하고 있다. 2018.10.10 kjhpr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 같은 문광위 소속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선 감독에게 "왜 야구대표팀 감독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아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뽑나"라고 물었다. 선 감독은 "나는 행정적인 것은 모른다. 현장에서 선수를 가르치는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손 의원은 "연봉과 판공비가 얼마냐"고 물었고 선 감독은 "연봉은 2억이고 판공비는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에 손 의원이 "판공비는 무제한이라고 들었다"고 재차 묻자 선 감독은 황당하다는 듯 "무제한 아니다"라고 웃었다.

    손 의원은 또 "현장에 얼마나 나가나"라고 물었고 선 감독은 "선수들 체크는 계속 한다. 일이 있을 때마다 나가고 있다. 매일 선수 체크는 집에서 한다. 한 경기 현장에서 보는 것보다 오히려 TV로 보는게 낫다. 전체적인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는 그게 낫다"고 했다. 이에 손 의원은 "일본의 전임감독은 한달에 10회 이상 무조건 현장나가는 것으로 하고 있다. 선 감독은 너무 편하다. 2억 받으면서 집에서 TV본다. 아시안게임 우승이 뭐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200만 야구팬들에게 사과를 하시든지 사퇴를 하시든지 해라. 끝까지 버티고 우기시면 2020년까지 가기 힘들다"고 호통쳤다 .

    선동열 국가대표야구팀 감독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 병역 미필선수 선발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0.10/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광위 회의실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회의원들이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을 인증했다. 단순히 좋지 않은 여론을 등에 업고 이슈를 만들어보자는 의도가 다분했다. 새로운 증거는 없었다. 사안의 핵심은 알지 못한채 미디어에 나온 내용을 읽으며 목청을 높이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손 의원이 언급한 '1200만 야구팬'들은 국회의원들에게 등을 돌렸다.

    우선 김 의원의 '야알못' 인증은 단순 스탯비교다. 선수 선발은 기록에만 의존할 수 없다. 선수들간의 유기적 호흡, 작전 수행 능력, 현재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수를 선발한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은 무시한채 단순 기록만으로 선 김독을 질타했다. 게다가 그 스탯조차 올해나 통산이 아닌 2017년 기준이었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이 TV를 통해 선수들을 체크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한 경기를 보는 것보다 5경기 모두를 확인하는 것이 낫다는 것은 야구팬들 모두 아는 사실이다. 게다가 야구대표팀 감독이 현장에 무조건 간다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연봉 2억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재 프로야구 감독들은 이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야구국가대표를 관장하는 감독에게 이보다 적은 액수가 어울린다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패착은 "아시안게임 우승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선수단 전체의 노력을 폄하한 것이다. 병역혜택 없이 국위선양을 위해 참가한 대다수 선수들의 헌신을 가벼운 것으로 치부해버렸다. 이는 오히려 손의원이 사과해야할 사안이다.

    당의 청년위원장 김 의원은 젊은 의원답게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국회의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손 의원 역시 초선이지만 특히 문화계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선 감독의 국감은 별다른 준비없이 그저 '여론이 안좋으니 쏘아붙이면 무조건 내편이 되겠지'라는 안일한 발상으로 나온 결과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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