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진호 1주기'…1년전 '추모편지'를 잊으면 안되는 이유

    기사입력 2018-10-10 16:49:29 | 최종수정 2018-10-11 14:16:37

    2017년 10월 10일 부산을 이끌던 조진호 감독이 세상을 떠난 뒤 부산 선수들이 고인과의 약속을 담은 추모 편지를 썼다.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부산 아이파크를 이끌던 조진호 감독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날이 2017년 10월 10일이다.

    당시 조 감독은 클럽하우스 출근을 앞두고 숙소인 아파트 단지 공원을 산책하다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불과 44세의 나이에 유언 한마디 못하고 떠나버린 비보에 축구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고 조 감독의 생전 소망은 부산이 1부리그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고인이 떠난 이후 '남은 자'들이 2017년 시즌 막판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꿈을 이뤄주지 못했다. FA컵 결승서는 울산에 패했고, 상주 상무와의 승격 플레이오프서도 아쉽게 분패하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의미있는 유산도 있었다. 한국 프로축구 최초로 지도자들의 건강검진 의무화 제도가 신설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지도자들이 건강검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K리그 소속 모든 구단은 코칭스태프의 건강검진 상세 결과 제출을 의무화했다.

    부산 구단은 1주기를 맞아 구단 홈페이지,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14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리는 서울이랜드와의 홈경기서는 묵념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고인의 사망이 너무 회자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간소하게 추모행사를 준비했다는 게 부산 구단의 설명이다.

    부산 아이파크는 10일 고 조진호 감독의 1주기를 맞아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1주기 추모는 차분하게 넘어가지만 결코 조용히 넘어가서는 안될 게 있다. 1년 전 부산 선수들이 지키지 못한 약속이다. 당시 부산 선수들은 각자 애절한 심경을 담아 손편지를 쓴 적이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고인이 완성하지 못한 1부리그 승격을 다짐했다. 이동준은 "욕도 먹고 혼도 많이 났지만 너무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감독님이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했고, 호물로는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위해서 싸울 것입니다. 신께서 당신과 가족을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애도했다.

    이밖에 "감독님 지켜봐주세요. 꼭 승격해서 찾아뵙겠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감독님의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 진심으로 본받고 싶고 감독님께서 간절히 염원하셨던 우승 트포피 가지고 감독님 찾아뵈러 갈게요",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하늘에서 편안하게 쉬세요. 꼭 승격해서 감독님께 바치겠습니다. 감독님 존경합니다" 등의 약속이 손편지에 담겼다.

    부산 선수들이 고인의 1주기를 맞아 반드시 다시 꺼내봐야 할 메시지들이다. 부산은 현재 리그 4위로(승점 48) 2위 성남(승점 55)과는 승점 7점 차다. 1위 아산 경찰청은 우승을 하더라도 선수 선발 중지 방침에 따라 내년부터 K리그에 참가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에 2위팀에게 승격 직행권이 주어진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할 때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2위를 못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서 작년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 부산 구단이 '고인 조진호'를 강렬하게 떠올려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키지 못한 약속은 올해도 유효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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