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깜짝 발탁, 신선하다 VS 왜 이제 와서 시점이 안 좋다

    기사입력 2018-05-17 05:20:00

    이승우와 신태용 감독 스포츠조선

    이승우 스포츠조선

    스무살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깜짝 최초 발탁. 신태용 한국축구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최근 발표한 러시아월드컵 28명 명단에서 단연 최고의 화제였다. 문선민(인천)과 오반석(제주) 역시 깜짝 선발했지만 이승우의 화제성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이 발탁을 두고 여파가 오래가고 있다. 국내 축구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찬반이 엇갈린다. 일단 축구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승우를 뽑은 시점이 좋지 않았다"고 꼬집는다.

    신태용 감독은 14일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승우 발탁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세 월드컵 때 같이 생활을 해봤다. 이승우의 장단점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처음 부임 당시 이승우를 뽑아야 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었다. 당시 이승우가 베로나(이탈리아)로 이적하면서 적응을 해야한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지금 많이 성장했다. 첫 골을 넣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이승우가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다. 이승우가 월드컵에 간다면, 문전에서 많은 파울을 얻을 수 있다. 민첩하게 움직이면 상대를 교란할 수 있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이승우는 지난해 8월말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그는 이번 2017~2018시즌 14경기에 출전, 1골을 기록했다. 선발 출전은 1경기였고, 지난 AC밀란전(1대4 패, 5월 6일)서 데뷔골을 넣었다.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13일 우디네세전(0대1 패)에 처음 선발로 풀타임 출전했다. 이승우의 소속팀은 19위로 2부 강등이 확정됐다. 이승우는 마지막 유벤투스전(원정)을 마치고 귀국해 21일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신태용 감독 말 처럼 이승우는 국내에서 열렸던 2017년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 빠른 움직임과 감각적인 드리블 돌파로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당시 신태용 감독이 팀을 이끌었다. 당시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선 메시(FC바르셀로나)를 방불케하는 돌파에 이은 골로 최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한 이승우는 성인 무대를 꿈꾸며 이탈리아 무대를 노크했다. 하지만 주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시즌 막판 데뷔골에 이어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승우의 장점은 분명하다. 월드컵 영웅 박지성(SBS해설위원)은 이승우의 발탁에 대해 "최종 명단은 아니지만 같이 훈련하면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개인 기량, 스피드가 상당히 뛰어나다. 지금 대표팀 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확실한 색깔이 있는 게 이승우의 장점이다"고 평가했다. 박지성은 까마득한 후배 이승우의 단점을 말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승우의 약점으로 피지컬(체격)과 수비력을 꼽는다. 아직 유럽 빅리그 수비수를 상대해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체력과 체격이 아니라고 본다. 또 공격수로서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이 부족하다.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를 최종 엔트리(23명)에 포함시킬 경우 조커로 염두에 두고 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상대팀(스웨덴 멕시코 독일) 수비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친 후반에 이승우의 빠른 스피드가 통할 수도 있다고 본다. 확실한 조커 자원이었던 염기훈(수원 삼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도 이승우 발탁에 힘을 보탰다.

    A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는 지난해 이승우 백승호 같은 한국 축구의 미래들을 러시아월드컵 본선 준비 단계에서 발탁해 테스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본선 진출권을 따낸 이후 부담이 없을 때 이런 유망주들에게 A매치를 경험시켜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을 생기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신태용호는 지난 1년 동안 이승우 백승호 등 유망주들을 호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유럽 원정 A매치 때도 기회를 살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그들에게 기회를 줄만하다"고 했지만 A대표팀 내외부의 판단은 "아직 A대표팀에서 뛸 수준이 아니다.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갑자기 월드컵 본선 한달을 앞두고 28명 명단에 이승우가 문선민 오반석과 함께 최초로 발탁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신태용 감독은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여러 변수가 생겼고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한 축구인은 "이승우를 뽑은 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선 좋은 일이다. 그런데 그동안 신태용 감독의 지론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이승우에게 좀 더 빨리 기회를 주고 이번에 명단에 다시 포함시켰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드필더로 분류된 이승우는 21일 첫 소집 이후 두 차례 국내 평가전(온두라스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을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미드필더 9명 중 1~2명은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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