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안 듣는 난치성 폐암 내성 발현과정 확인"

    기사입력 2018-05-10 15:03:30

    항암제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난치성 알크(ALK) 유전자 변이 폐암 환자를 치료할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ALK 유전자 변이 폐암 환자의 항생제 내성이 나타나는 과정을 확인한 덕분이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팀은 ALK 유전자 변이 폐암 환자가 겪는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았다고 1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암 연구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폐암의 3~7%를 차지하는 ALK 유전자 변이 폐암은 초기에는 항암제 '크리조티닙(젤코리)'으로 효과를 보지만 보통 1~2년 이내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진다.

    내성은 추가적인 ALK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ALK 의존적 기전'과, 우회 신호전달체계의 활성화에 의한 'ALK 비의존적 기전'으로 나뉜다. 이 중 추가적인 ALK 유전자 돌연변이의 경우 다른 ALK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우회 신호전달체계 활성화에 의한 내성은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우회 신호전달체계 활성화에 의한 내성의 원인과 과정을 규명하고자 세포와 동물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했다.

    그 결과, 내성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유전자를 구성하는 단백질 중 하나인 히스톤 H3의 27번째 라이신의 '탈아세틸화'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탈아세틸화는 마이크로RNA-34a와 마이크로RNA-449a의 감소로 이어졌다. 이 두 마이크로RNA는 항생제 내성 발현에 관여하는 AXL 유전자를 억제하는데, 마이크로RNA 자체가 줄어들면서 AXL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즉, 탈아세틸화에 따른 마이크로RNA의 감소가 AXL 발현을 촉진해 결국 항암제 내성을 유발한다는 의미다.



    연구팀의 이런 성과에 따라 우회 신호전달체계 활성화에 의한 내성으로 치료에 난항을 겪은 환자들에 대한 항암제 개발에도 가능성이 열렸다. 실제 연구팀은 이 원리를 바탕으로 탈아세틸화를 막는 약물을 표적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면 함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

    조병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 중 내성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ALK 유전자 변이 폐암 환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내성 발생 원리가 규명된 만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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