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칼럼]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 만들어낸 홈에서의 기적

    기사입력 2018-05-08 06:12:14

    삼성 박해민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 들어오는 모습.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최근 프로야구에 도입된 새로운 규정들이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KBO리그의 경우 2014년 7월 22일 도입된 '합의판정(현재 명칭 '비디오 판독')과 2016년 시즌부터 시작한 포수와 주자의 충돌을 방지하는 규정(홈 충돌방지법)이 홈에서의 주루 플레이를 바꿔놓았다.

    지난 4월 24일 대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전을 보자. 삼성이 5-2로 앞선 3회말 1사 2,3루에서 삼성 박해민이 1루수 앞 땅볼을 친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3루 주자 박찬도가 홈으로 파고들었고, 1루수의 홈 송구에 포수가 태그를 했다. 타이밍상으론 아웃같았지만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NC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해서 다시 봤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 플레이 대해 박찬도는 "홈으로 스타트를 했지만 아웃 타이밍이었다. 포수 태그를 피하려고 본능적으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고 말했다. 만약에 홈 충돌방지법 도입 이전이라면 포수가 주자의 주로를 벗어나지 않고 주자의 슬라이딩을 막았을 것이고, 또 비디오 판독 도입 이전이면 정확한 태그플레이가 아니라도 타이밍으로 아웃이 선언될 수 도 있었다. 하지만 두 가지의 규정 변경으로 주자에 불리한 요소가 줄었고 박찬도의 멋진 주루 플레이가 만들어졌다.

    이런 플레이에는 슬라이딩이 큰 몫을 차지한다. 박찬도는 다리가 아닌 손이 먼저 오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내 슬라이딩은 거의 100% 헤드퍼스트다"라고 하는 박해민은 "홈의 경우 홈 플레이트를 지나가도 되기 때문에 과속할 수 있다. 또 플레이트가 땅에 박혀 있어 손 부상 위험이 낮다"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의 장점을 말했다. LG 트윈스의 오지환은 "손은 다리보다 포수가 태그할 면적이 적고 성공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장점이 많은 홈에서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연습하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현역시절 화려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인기를 얻었던 세키카와 고이치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 감독(전 SK 타격코치)은 "1루 주자 때 귀루할 때를 제외하고 프로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훈련한 적은 없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훈련을 하지 않는 이유는 손가락 골절이나 어깨탈구 등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가 본능으로 한다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에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오히려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들도 있다.

    KT 위즈의 최태원 2군 주루코치는 "KIA와 LG에서 주루코치를 할 때 마무리캠프에서 매트리스를 사용해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훈련을 했다. 비디오 판독 도입으로 과거에 비해 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훈련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규정 변화로 장점이 많아진 홈에서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앞으로는 선수의 본능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기술 연마가 필요할 수도 있다. 태그를 피하는 몸 비틀기 기술이나 다리로 슬라이딩을 하면서 포수의 태그를 피해 손으로 홈을 터치하는 기술 등을 가르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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