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형수 "'슬기로운 감빵생활' 무반전 결말, 현실적이라 더 좋아"

    기사입력 2018-02-14 13:50:44 | 최종수정 2018-02-14 15:38:3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끝난 지 한달 여가 지났다.

    드라마가 끝난지 꽤 오래 됐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아직도 대중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감옥이라는 생소한 공간을 배경으로 했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먹먹한 여운을 남겼고 배우들의 개성 강한 캐릭터 연기 또한 감명 깊었기 때문이다. 그런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얄밉상 캐릭터 나과장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박형수를 만났다.

    "너무나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너무나 영광이었다. 좋은 감독님과 스태프 동료들 만난 것 같아서 앞으로도 좋은 관계 유지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너무 좋다."

    나과장은 포지션이 묘한 캐릭터였다. 조주임(성동일)이나 염상재(주석태)와 같이 대놓고 악역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정감이 가는 캐릭터도 아니었다. 원리원칙 주의자이자 기회주의자로, 김제혁(박해수)을 이용해 교도소의 평판을 올리려 했고 팽부장(정웅인)을 압박하며 다른 교도소로 이동 시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너무나 인간미가 없고 사람들에 대한 공감능력도 떨어지는 것 같고 차갑고 냉정한데 교도소라는 배경에서는 필요한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드라마 안에서의 역할이 있다. 2상 6방 사람들의 갈등을 유발하는 역할이다 보니 거기에 중점을 맞춰서 연기하려고 했다. 지인들은 내가 나오는 것 만으로도 기분 좋게 봐주셨다. 가끔 길에서 알아보는 분들도 내 역할이 그렇다고 이렇게 보지 않으시고 반갑게 보시더라. 사진도 찍어드리고 그러고 있다."

    박형수는 사실 안방극장 팬들에게 낯익은 얼굴은 아니었다. 데뷔 자체가 늦기도 했고, 주로 충무로와 대학로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탓이기도 하다.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다 대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연기를 하고 싶어서 학교를 옮겼다. 사실 연기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지 용기가 없었다. 아버님도 다른 걸 해보다 생각이 나면 다시 얘기하자고 하셨다. 일리가 있는 것 같아 경제학과에 진학했는데 군대에 다녀온 뒤로도 계속 연기 생각이 나서 허락을 받았다. 대학로에 나온 건 29세다. 어릴 때부터 이 계통에서 일했으면 다른 일들도 생각했을텐데 다른 일을 해보니 그쪽도 그쪽대로 힘들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내 재능을 키울 수 있는 편이 낫지 않나 싶어 이 길을 택했다. 물론 캐릭터를 준비하는데 있어 심적 고통이나 불안감은 항상 있다. 하지만 좋은 쪽으로 발전하려는 고민이기 때문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이 직업에 대한 후회는 없다. 연기를 시작한 것도 늦었고 작품을 조금씩 해나가는 것도 얼마 안되다 보니 아직 젊은 마음으로 하고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상당히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됐다. 나과장 캐릭터도 마찬가지. 일반 드라마였다면 나과장이 제소자의 가족 혹은 지인들과 우연히 만나 인간미를 회복하며 러브라인을 키우는 그림이 완성됐겠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나과장의 동창이 등장해 "원래 그런 놈"이라고 정리해버렸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초반에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여쭤봤는데 너'는 그런 성격 그대로 갈 것 같아'라고 넌지시 말씀해주시더라. 특별한 사연은 없구나 생각했는데 원래 그런 놈이라는 사연을 넣어주셔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결말도 만족스럽다. 오히려 반전이 있었으면 상투적으로 보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11.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지상파 드라마를 넘는 놀라운 인기를 보여준 것이다. 이에 신원호PD 불패 신화가 창조됐고, 시즌2 제작 요청도 빗발쳤다.

    "캐스팅 디렉터가 단편영화 '몸값'을 보고 감독님께 추천하고 이우정 작가님도 '공조'를 보시고 같이 얘기가 나와서 나를 불러주셨다. 신원호 감독님 현장은 편하고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편하게 잘해주셨다. 젠틀하고 매너도 있으시고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어서 촬영이 힘들게 진행되는데도 분위기가 한번도 어두워지지 않았다. 그동안 영화 위주로 하고 큰 역할을 한 게 아니다 보니 사람들이 잘 몰랐는데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 확실히 드라마의 파급력이 다른 것 같다. 감독님이 작품을 잘 만들어주셨고 내가 한 인물로 나왔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발전하는데 있어 큰 밑바탕이 된 것 같다. 시즌2가 만들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역할이든 제안을 주시면 감사하게 할 거다."

    드라마가 끝났지만 박형수는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여전히 갖고 있었다. 이규형 박호산 박해수 등은 물론 극중에서 항상 날을 세웠던 정웅인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호산 형님은 대학로에 내가 처음 갔을 때부터 유명한 분이었고 이규형 군도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다. 알고는 있었는데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이번 작품을 하며 친해졌다. 너무나 좋은 분들이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아 동료로서 기분이 좋다. 박해수도 너무나 착하고 선하고 유쾌하고 유머러스하다. 정웅인 선배님도 이미지상 무서우실 것 같았는데 정말 잘해주셨다. 경험이 많으시다 보니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대립하면서도 심리적으로는 편했던 것 같다."

    앞으로 박형수는 보여줄 것이 무궁무진하다. 이제까지 반듯한 이미지 때문에 전문직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지만, 앞으로는 망가지는 코믹 캐릭터를 비롯해 다른 캐릭터를 얼마든 보여줄 준비가 되어있다.

    "역할의 대중소나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하고 싶다. 나한테도 유쾌한 모습이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유머러스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 건강하게 지내며 배우 생활을 잘 이어가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면 목표다. 또 연기를 정확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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