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만평] 실효성 논란 '강제적 셧다운제', 게임 업계 미친 영향은

    기사입력 2018-02-14 10:14:58




    여성가족부가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반대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셧다운제' 효용성 연구에서 실효성은 낮고 역효과가 커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효과가 분명하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은 "(강제적) '셧다운제' 이후에도 게임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으므로 '셧다운제'가 게임 산업을 위축시킨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도 수용자인 어머니들이 '셧다운제'를 폐지한다고 하면 펄펄 뛴다"고 '강제적 셧다운제' 유지 견해를 밝혔다.

    같은 날 전체 회의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지난해 11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골자로 본인이 발의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진행했다. '강제적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 보호법'은 여성가족위원회가 맡고 있어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여성가족위원회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병관 의원은 "게임 과몰입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은 하지 않은 현행 '강제적 셧다운제'는 단지 심야시간대 게임 이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해 헌법상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문화에 대한 자율성 및 다양성 보장에도 역행하고 있다"며 "청소년과 친권자인 부모가 서로 소통하면서 자율적으로 게임 이용시간을 조절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병관 의원은 "'셧다운제'는 시행 후 청소년이 부모 아이디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게임을 이용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별도 인증 시스템,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게임사에 경영상 어려움을 발생시키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게임 산업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은 오는 2월 20일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거쳐 2월 21일 전체회의를 통해 통과 여부가 가려진다. 2011년 첫 시행 이후 7년 만에 '강제적 셧다운제'가 폐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셧다운제', 실효성 있는 규제인가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법이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보호법' 제26조 제1항으로 도입해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규제다.

    이러한 '강제적 셧다운제'는 2004년 게임 때문에 청소년 수면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주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청소년 수면권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 포럼'에서는 청소년 수면권을 빼앗는 원인 중 하나로 온라인 게임이 지목됐고, 수면권 확보를 위해 온라인 게임 이용시간 제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후 몇 차례에 걸쳐 법안이 발의됐고 2011년 4월 29일 지금과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셧다운제' 시행이 확정됐다.

    이렇게 시작된 '셧다운제'는 지난 몇 년간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해 8월 발표된 한양대학교 석사 논문 '게임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게임 시간, 수면, 여가활동 등에 미치는 효과 분석'에 따르면 '셧다운제'는 시행 이후 청소년 게임 이용 시간은 시행 전보다 약 8.5분 증가했으나 수면시간도 약 7.6분 증가했다. 또한,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시간대에 청소년 게임, 수면 시간 변화를 살펴본 결과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행정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로 지난해 10월 발표된 '청소년 게임이용시간 제한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도 '셧다운제'는 과도한 정책이며 실제 게임 시간을 통제해 수면권을 보장하겠다는 애초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 규제로 결론 났다.

    - 셧다운제 시행 이후 국내 게임 산업 현황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년 콘텐츠산업 전망'을 보면 '2017년 장르별 매출액 비중'에서 게임은 11%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장르별 수출액 비중'에서는 게임이 55.8%를 차지하면서 주요 수출 콘텐츠로 자리 잡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이하 게임백서)'를 보면 국내 게임 시장 전체 규모와 성장률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7년 5조1천억 원 규모였던 국내 게임 시장은 2008년 5조6천억 원, 2009년 6조8천억 원, 2010년 7조4천억 원, 2011년 8조8천억 원을 기록했다. 성장률을 보면 2008년 9%, 2009년 17.4%, 2010년 12.9%, 2011년 18.5%로 꾸준히 증가한다.

    '셧다운제'가 시행된 2011년 이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를 보면 2012년 9조7천억 원, 2013년 9조7천억 원, 2014년 9조9천억 원, 2015년 10조7백억 원, 2016년 10조7백억 원이다. 성장률을 보면 2012년 10.8%, 2013년 -0.3%, 2014년 2.6%, 2015년 7.5%, 2016년 1.6%로 '셧다운제' 시행 전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기록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병관 의원은 SNS를 통한 공개 질의에서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작년 행정학회 및 여러 토론회 들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게임 산업이 위축되었다고 얘기했다"며 "여성가족부만 아니라고 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 불렸던 우리나라에서 '셧다운제'가 시행된 이후 온라인 게임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9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온라인 게임 비중은 56.4%, PC방은 29.4%, 모바일 게임은 4%였다. 2010년에는 온라인 게임 비중 64.2%, PC방 23.7%, 모바일 게임 4.3%, 2011년에는 온라인 게임 70.8%, PC방 19.5%, 모바일 게임 4.8%를 기록했다.

    '셧다운제'가 시행된 후를 살펴보면 2012년 온라인 게임 69.6%, PC방 18.4%, 모바일 게임 8.2%, 2013년 온라인 게임 56.1%, PC방 17.1%, 모바일 게임 23.9%, 2014년 온라인 게임 55.6%, PC방 12.3%, 모바일 게임 29.2%, 2015년 온라인 게임 49.2%, PC방 15.5%, 모바일 게임 32.5%, 2016년 온라인 게임 42.6%, PC방 13.5%, 모바일 게임 39.7%를 기록했다.

    이처럼 '셧다운제' 시행 후 국내 게임 시장은 온라인 게임 비중이 줄면서 PC방 비중도 함께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모바일 기기가 발전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자연스레 모바일 게임으로 눈을 돌렸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따라서 '셧다운제' 이후 온라인 게임은 비중이 감소했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소년 수면권 보장을 명목으로 7년간 시행된 '강제적 셧다운제'는 여러 연구 결과 오히려 국내 게임 시장을 위축시키는 실효성이 없는 규제로 판명됐다"며 "그런데도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국산 콘텐츠 수출액 비중에서 55.8%를 차지한 핵심 콘텐츠 산업인 게임을 '강제적 셧다운제'를 통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어 오는 2월 21일 열리는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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