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사인&트레이드로 얻은 진짜 가치

    기사입력 2018-01-12 13:22:45


    자칫 FA 미아가 될 뻔했던 채태인이 '사인&트레이드'라는 방법을 동원한 끝에 소속팀을 찾게 됐다. 원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가 결국 대승적 차원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제안을 받아들인 셈이다.

    넥센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FA계약을 맺은 채태인을 롯데 자이언츠 좌완투수 박성민과 1대1로 트레이드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넥센은 지난 10일 오전에 채태인과 계약기간 1+1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매년 옵션 2억원 등 총액 10억원에 FA계약을 맺었다. 이어 KBO로부터 승인을 완료받은 뒤 12일에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절차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원소속팀 선수와 FA 계약을 맺은 뒤 트레이드를 하는 건 규약에 저촉되지 않는다. 실제로 과거 6차례 사례도 있었다. KBO 역시 이 점을 감안해 승인을 완료했다. 이로써 채태인은 롯데에서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됐고, 넥센은 부족한 좌투수 자원을 얻게 됐다. 박성민은 2017 신인드래프트 2차 4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던 좌완 유망주다. 1군 기록은 없고 지난해에는 퓨처스리그에만 7경기에 나와 1승4패 평균자책점 9.11을 기록했다. 아직 많이 성장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채태인은 FA 계약을 맺고 새 팀에서 기회를 얻게 됐으니 이득이다. 롯데 역시 9억원의 FA 영입 보상금을 내주지 않고 채태인을 거저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박성민은 당장 롯데 1군 전력이 아니라 넥센에 보내도 큰 손해가 나진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채태인과 롯데가 대단히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그렇다면 넥센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트레이드 과정에서 금전 보상은 개입되지 않았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애초부터 이번 FA사인과 트레이드 과정은 채태인에게 보다 좋은 환경 속에서 야구를 하게 해주기 위해서 시작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현금 보상분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 남은 것은 결국 채태인의 선수 생명 연장을 도왔다는 대의명분과 좌완 유망주 박성민의 성장 가능성이다. 명분도 좋기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팀이 기대를 걸어야 할 선 바로 박성민의 잠재력 폭발이다.

    박성민은 이제 프로 입단 2년차라 보여준 건 없다. 하지만 이말은 곧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성민은 하얀 도화지나 마찬가지다. 거기에 무슨 그림을 그리느냐는 넥센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고 단장은 "작년에 2군 기록이 별로 없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다. 고교 2학년때부터 140㎞대 초반의 빠른 공을 던졌는데, 3학년 때 잠시 몸이 아파 주로 타자로 나왔다. 그러면서도 3할 중반 이상을 치던 유망주다"라며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이는 운동 센스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잘 키우면 분명 팀에 큰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넥센에 투수, 특히 왼손 자원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때문에 박성민같은 좌완 유망주를 받아들이는 건 납득이 된다. 박성민이 과연 넥센에서 어떤 레벨로 성장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인&트레이드의 최후 승자가 가려질 듯 하다. 어쩌면 넥센이 마지막에 웃게 될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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