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학습효과, 해야할 것&하지말아야 할 것

    기사입력 2017-11-15 08:23:53 | 최종수정 2017-11-15 08:51:02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가졌다. 구자철이 페널티킥 동점골을 터뜨린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1.14/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가졌다. 구자철과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낸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1.14/
    큰 위기에 빠졌던 한국 축구가 A대표팀의 11월 두 차례 친선경기를 통해 회복세를 보였다. A대표팀 사령탑 신태용 감독도 한 고비를 잘 넘겼다. 풀죽었던 그의 표정에 조금 미소가 살아났다.

    복잡했던 신태용 감독의 머릿속이 하나둘 정리돼 가고 있다. 학습 효과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앞으로 해야 할 것'과 '다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7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로드맵'을 실천해 옮기는 과정에서 신태용 감독의 결단은 매우 중요하다. 그의 선택에 따라 태극호가 가는 길은 '천양지차(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진다.

    11월 콜롬비아전(2대1 승)과 세르비아전(1대1 무)은 태극전사들과 우리 축구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한달전 10월 유럽 원정 러시아전(2대4 패) 모로코전(1대3 패)과는 '공기' 자체가 달랐다. 우리 A대표 선수들의 자세와 움직임이 분명히 달랐다.

    두 달 동안 4경기를 통해 해답을 찾은 게 있다. 우리 축구는 아직 복잡해선 안 된다. '포어 리베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변형 스리백' 같은 수비 전술은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간 소집으로 우리 수비수들이 자기 옷으로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10월 두 차례 실험에서 대량 실점으로 충분히 그 실상이 드러났다. 안 되는 걸 고집할 필요는 없다.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 그리고 잘 하는 걸 하는게 맞다. 충분히 테스트해볼만 했고 대가도 치렀다. 앞으로 해외파와 국내파들을 전부 소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할 때 A대표팀의 수비 주 포메이션은 포백이 가장 어울린다. 이 틀 안에서 최적의 두 중앙 수비수 조합과 좌우 풀백 조합을 구성하면 된다. 주 수비 포메이션은 빨리 고정하고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게 정답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가졌다. 경기 전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신태용 감독의 모습.
    울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1.14/
    우리 축구의 색깔도 제 확인했다. 여전히 A대표팀의 컬러는 '기술' 보다는 한발 더 뛰며 희생하는 '원(one) 팀' 축구다. 이번에 새로 가세한 스페인 출신 두 코치(그란데와 미냐노)의 지적 대로 그동안 한국 축구는 '투지'와 '근성'을 살짝 내려놓고 싸웠다. 상대가 짜증을 낼 정도로 달라붙어 괴롭히는게 우리 축구의 강점이었다. 거스 히딩크가 지도했던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송종국이 루이스 피구(포르투갈)를 그렇게 지워버렸다. '월드컵 영웅' 박지성도 '두개의 심장'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쉼없이 사방팔방으로 달리며 힘든 역할을 도맡아 했다.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던 2002년 대회(4강)와 2010년 대회(원정 16강)에선 우리는 상대 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지 않았다. 다리에 쥐가 나 쓰러질 때까지 상대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뛰면서 강하게 부딪쳤다. 상대의 강한 압박을 그 이상의 '프레싱'으로 충돌하며 맞섰다. 그러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고 또 넘었다. 단단한 수비에 이은 전광석화 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이 우리 축구의 기본 틀이다.

    그리고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에 대한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 세트피스는 기본 전력이 약한 우리 같은 팀들이 강팀을 상대할 때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살기다. 키커에 대한 역할 분담을 좀더 확실히 해야하고, 또 상대 세트피스 공격에 대한 방어 전술을 세심하게 짜야 한다.

    '기술 축구'로 유럽과 남미의 벽을 넘고 싶은 건 한국 지도자들의 이상이자 꿈이다. 그런 야망을 갖는 건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우리 태극전사들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파악하고 점진적인 발전을 이루는게 우선이다. 그리고 향후 우리 축구가 기술이란 옷을 입어 세계 A급 수준으로 발전하게 되더라도 그 밑바탕에는 '희생' '체력' '압박' '원 팀' 등이 깔려 있어야 항상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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