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칼럼]WBC 네덜란드 감독의 이유있는 자신감

    기사입력 2016-11-15 20:32:40

    스포츠조선
    "우리 팀은 내년을 향해 잘 준비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 정보 수집 방법에 대해서는 비밀로 하겠다."

    네덜란드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헨슬리 뮬렌 감독(49)은 미소를 보이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과 1라운드에서 만나는 네덜란드는 11월 12~13일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졌다. 2경기 연속 연장전에 들어간 혈투가 벌어졌고 승부치기 끝에 네덜란드가 졌다. 네덜란드는 일본에 석패했지만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뮬렌 감독은 "우리 젊은 투수들이 높은 수준을 보여주면서 잘 싸웠다. 타자들은 2경기에서 18점을 뽑았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기를 지켜 본 이순철 대표팀 코치도 뮬렌 감독과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일본 타자들은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네덜란드 선발 투수들을 5회까지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네덜란드에는 파워를 갖춘 장타력있는 타자가 많았다. 우리 투수들이 네덜란드전에서 유인구로 변화구를 많이 던져야할 것 같다. 네덜란드 타자들은 예상외로 좋았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 모습을 보여준 네덜란드지만 이것이 진짜 전력이 아니다. 뮬렌 감독은 "이번 멤버는 베스트가 아니다"고 했다. 또 평가전을 지켜본 김시진 전력분석 팀장도 "WBC 때는 메이저리거나 밴덴헐크(소프트뱅크) 등도 합류한다. 이번 멤버에서 50% 정도 바뀐다"고 했다.

    네덜란드는 베스트 멤버가 아니었지만 일본을 상대로 잘 싸웠다. 하지만 이번 평가전 결과는 네덜란드 실력 외에 상대팀인 일본 대표팀의 수준 문제가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송진우 투수코치는 "일본선수들은 페이스가 떨어져 있었다. 타자들을 보면 배트의 중심에 공이 안 맞고 힘도 없었다"고 했다.

    이번 평가전에 타자로만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는 공격의 기폭제가 됐다. 일본은 네덜란드와의 첫 번째 경기 5회와 두 번째 경기 7회에 6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었는데, 모두 선두타자는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첫 경기 때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큰 홈런을 쳤고, 두 번째 경기 때는 도쿄돔 오른쪽 지붕을 때리고 지붕막 틈새에 들어가는 '인정 2루타'를 쳤다. 내년 WBC에서 오타니에게 투타에서 모두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다. 네덜란드 입장에선 오타니를 빼면 일본 타자들을 잘 처리했다고 볼 수도 있다.

    뮬렌 감독은 "최근 우리 빅리거들에게 연락을 했는데, 대표팀 소집에 대해 좋은 반응을 들었다. 내년 2월 중순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에 캠프를 차린다"고 했다. 한국 대표팀에 대해서는 "지난 2013년 대회에서 5대0으로 이겼지만 쉬운 상대가 아니다. 아직 28명 로스터를 체크하지 않아서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평가전이 자신들의 전력을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 또 한국에는 네덜란드에 대한 경계감을 재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013년의 재현을 노리는 네덜란드, 2013년의 악몽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한국. 양쪽의 재대결은 이미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제37회 청룡영화상,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기사리스트
    • |
    • 기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