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칼럼]일본으로 간 임태훈, 후쿠이 첫승 견인

    기사입력 2016-04-18 14:58:00 | 최종수정 2016-04-19 10:36:31

    ◇장승웅 투수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임태훈(왼쪽).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작년 6월 25일에 임의탈퇴를 요청해 KBO리그를 떠난 투수 임태훈(28·전 두산). 그는 현재 일본의 독립리그(BC리그)의 후쿠이 미러클 엘리펀츠에서 뛰고 있다. 프로 첫해였던 2007년에 신인왕을 차지했고 두번이나 대표선수로 뽑혔던 그는 지금 일본에서 어떤 생각으로 공을 던지고 있을까.

    경기전 워밍업을 하러 모인 선수 중 좋은 체격을 갖고 있는 선수가 눈에 띄었는데, 바로 임태훈이었다. 넓은 등에는 'IM 32'라고 박혀 있었다. 아주 품격이 있는 모습이지만 얼굴은 예전과 같이 동안이고 팀동료들과 미소를 띄우면서 사이 좋게 대화를 나뉘고 있었다.

    2015년 8월 14일 후쿠이구단에 입단한 임태훈은 그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허리가 안 좋아서 쉬려고 했는데 허리를 고치면서 활동하려는 제안을 지인에게서 받고 여기에 오게 됐어요."

    일본생활 2년째가 된 임태훈. 그가 지금 갖고 있는 목표는 아주 소박하다. "1년 동안 무사히 좋은 몸상태에서 던지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원래 공을 던질 때 왼 발끝을 포수방향에 일직선으로 내디뎠는데 허리통증 이후에는 발끝을 옆으로 디뎌서 아프지 않게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예전처럼 앞에 디뎌도 괜찮아졌다. 계속 그렇게 던지는 게 목표다."

    우완 투수의 경우 왼 무릎이 옆으로 열린 상태로 던졌을 때 공에 힘을 제대로 전달 못 하고 제구도 안정되지 않는다. 임태훈의 경우 허리통증 때문에 그런 동작을 몇 년 동안 못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회복을 보이고 있어 그걸 유지하고 싶다는 말이다.

    지금의 임태훈에 대해 대만출신의 장승웅 투수코치(전 지바 롯데)는 이렇게 평가한다. "좀 더 왼 무릎에 중심을 놓고 던질 수 있게 됐다. 예전에 비해 팔의 힘으로 던지려고 하는 것도 줄었다.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의 구질이 좋아 구속이 더 나오면 완급조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임태훈의 요즘 최고 구속은 130km후반. 장승웅 코치는 140km대 중반까지 올라가기를 원하고 있다.

    그의 공을 받는 주전포수 나카미조 유야(27)는 요즘 임태훈에게서 프로선수의 실력을 보고 있다고 했다. "타자와의 머리 싸움이 좋은 피칭을 한다. 또 나의 볼배합 의도를 잘 이해한다."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목표하는 선수가 모이는 독립리그에서 한국 대표 선수의 경험을 보이기 시작한 임태훈. 하지만 그가 있는 환경은 결코 좋지 않다. 임태훈은 "솔직히 힘들다" 고 심정을 토로했다. "통역이 없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과 같이 요리할 때도 있다. 버스로 원정 이동을 하는데, 10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때론 지역주민들이 방값을 싸게해주는 경우도 있다."

    팀동료도 임태훈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 투수 후지노 쓰요시(27)는 "작년에 오사카 친가에 가서 임태훈과 같이 자고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일본어 단어를 많이 알고 있어 의사소통에 문제 없었다."

    임태훈은 16일 군마를 상대로 올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8피안타 1실점했다. 팀은 5대1로 이겼고, 임태훈은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개막 4연패를 끊은 의미있는 첫 승이었다.

    지역 밀착을 중요시하는 독립리그에서는 홈팀 선수들이 경기 후 야구장 밖에서 관중들을 배웅한다. 임태훈은 아줌마팬으로부터 "간밧떼(힘내라)!"라는 격려를 받고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후쿠이에서 사랑받으면서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 기사리스트
    • |
    • 기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