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칼럼]어린선수의 성장과 천연-인조 잔디의 상관성

    기사입력 2016-04-04 18:13:45

    KBO리그의 10개팀이 사용하는 야구장 9곳 중 8곳에는 천연잔디가 깔려있다.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만 유일하게 인조잔디를 깔았다. 한국 내야수가 인조잔디 위에서 수비할 기회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12개 구단의 홈구장 중 흙이나 천연잔디를 사용하는 구장은 올해부터 천연잔디가 된 고보스타 미야기(센다이)를 포함해 3군데 밖에 없다. 그런 그라운드 환경의 차이가 내야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8년간 생활하고 올시즌 삼성 라이온즈로 온 3루수 아롬 발디리스는 일본의 그라운드에 대해 "(내야가 흙인) 고시엔과 고베(오릭스의 제2구장)는 좋은 야구장이지만 내야수에게는 바운드 볼이 튀는 느낌이 있다. 나에게 수비하기 편한 야구장은 오사카의 교세라돔이었다"고 했다. 교세라돔은 인조잔디 구장이다. 반면 발디리스의 새 홈구장이 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해 그는 "그라운드가 딱딱하다"고 했다.

    내야수의 경우 수비하기 쉬운 땅은 발디리스가 말한대로 인조잔디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인조잔디 구장의 경우 정면으로 오는 타구는 기다리고 있으면 잡을 수 있다. 나에게는 잠실구장이 익숙해 편하지만 타구 방향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천연잔디 구장보다 인조잔디 구장이 수비하기 쉬운게 사실이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삼성-두산전(대구)에서는 1회말에 삼성 백상원의 타구가 두산 2루수 오재원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크게 튀는 바람에 안타가 됐다. 인조잔디 구장이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바운드였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장을 보면서 궁금한 점이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인조잔디 구장이 대부분이라 불규칙적인 바운드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일본 지도자들은 항상 발을 이용하는 풋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SK의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도 그랬다. 후쿠하라 코치는 "앞으로 오는 땅볼은 예상하기 힘들어 발을 써야 한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배웠다"면서 "한국은 발보다 글러브 핸들링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하는 내야수가 많는데, 천연잔디 구장이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오히려 풋워크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런 후쿠하라 코치의 주장에 kt 김민재 수비코치도 동의했다. "동양인의 경우 어깨 위주로 하는 것보다 발로 움직이면서 타구에 대응해야한다. 우리 팀의 박기혁 박경수 같은 선수는 풋워크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데, 젊은 선수들은 타구를 기다리고 잡는 경향이 많다. 학생시절에 인조잔디 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어렸을 때 흙 위에서 야구를 많이 하고 프로에서는 주로 인조잔디에서 야구를 한다. 그런데 한국은 반대로 기초를 배워야 되는 어릴 때 인조잔디를 경험해 풋워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프로에 오게 된다.

    인조잔디 구장이 과거의 산물이 된 한국. 만약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흙과 천연잔디를 의식한 풋워크를 더 많이 배운다면 한국의 내야수가 일본 선수보다 한층 더 높은 수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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