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을 겨루지 않는 국제 야구대회가 있다 [무로이칼럼]

    기사입력 2015-08-11 07:13:59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한국의 야구소년 15명이 일본야구의 장인 왕정치(75)가 주최한 '야구성적을 겨루지 않는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회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역대 1위인 868홈런을 친 왕정치 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과 메이저리그에서 755개의 홈런을 기록한 행크 아론(81) 등 '두 명의 홈런왕'이 제창해 1990년 시작됐다. 야구를 전 세계에 바르게 보급, 발전시키고 세계 아이들의 우정과 친선 관계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 제25회 세계소년야구대회는 크게 세가지 이벤트로 진행됐다. 첫째는 야구교실이다. 이 대회에 참가한 세계 14개국의 10~11세 아이들 중엔 야구를 잘 모르는 선수도 적지 않아 지도자들이 고무볼을 사용해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쳤다.

    두 번째는 친선경기다. 한국과 대만에서 초대를 받은 야구소년들은 이번 대회가 열린 지바현의 동네소년야구팀과 6경기씩 대결했다. 세번째는 교류행사. 참가자들은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지바롯데-소프트뱅크의 프로야구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이 대회는 왕정치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세계소년야구추진재단이 주최하고 많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후원했다. 따라서 세계에서 모인 160명 아이들의 참가비는 무료다. 야구교실의 참가자에게는 유니폼이나 배트 야구용품도 무료로 제공된다.

    과거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엔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활동했고 올해는 소프트뱅크에서 뛰고 있는 투수 릭 밴덴헐크(30)도 있었다. 그는 11세때인 1996년 네덜란드 대표로 참가해 야구를 배우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가 현재 '은인'인 왕정치 회장이 있는 소프트뱅크에 소속됐다는 점은 운명적인 일로 여겨질 수 있을 듯.

    한국에서 참가한 15명의 초등학교 5학년들은 각 지역에서 선발돼 일본으로 건너왔다. 참가자 안치호군은 "캐나다나 대만 친구들과 놀아서 재미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내가 먼저 포지션을 말하면 상대도 말을 걸어왔다"고 커뮤니케이션법을 알려줬다. 그들의 꿈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정근우(한화),이범호(KIA), 박용택(LG) 등 각자의 입에서 되고 싶은 프로야구 선수의 이름이 줄줄 나왔다.

    왕정치는 한국의 아이들에게 "몸이 큰 아이들도 많다. 앞으로도 잘하라"고 격려했다. 또 이번 대회에 대해 "아이들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 열심히 했다. 한층 더 씩씩한 선수들이 됐을 것이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자기 나라에서도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의 슬로건은 '세계의 모두가 같은 꿈으로 맺어지다'이다. 야구는 국적이나 사는 지역, 언어는 상관없이 사람을 연결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왕정치를 통해서 퍼진 우정이 전 세계의 평화 속에 언제까지나 계속 되기를 바란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왕정치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이 자신이 주최한 세계소년야구대회에서 한국 선수들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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