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벌꿀 아이스크림 논란에 가맹점주들 울상

    기사입력 2014-05-20 16:09:36 | 최종수정 2014-05-20 20:43:14

    벌꿀 아이스크림에 대한 논란으로 소비자는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까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6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벌꿀 아이스크림에 대한 집중 분석 방송을 내보냈다. 아이스크림 위에 올려주는 천연 벌꿀과 벌집에 사실은 파라핀 성분이 들어있는 '소초'라는 내용이었다. 소초는 양봉자재로 벌이 쉽게 꿀을 모을 수 있도록 육각형의 집 모양 틀을 잡아 놓은 기초판이다.

    이후 벌꿀 아이스크림이 수일 동안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에 계속 오르내리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 따르면 일부 벌꿀 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벌집에서 딱딱하고 씹을 수 없는 부분을 발견했고, 그게 바로 양초의 주성분인 파라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밝혔다. 실제 양봉업자 인터뷰에서 '석유로 만든 것'이라고 방송해 더 큰 논란이 됐다.

    방송 이후 벌꿀 아이스크림 업계는 핵폭탄을 맞았다.

    파라핀 성분 검출된 것으로 지목된 디저트 카페 브랜드 밀크카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 기준을 통과한 시험성적통지서를 공개하며 "자사 아이스크림에는 파라핀 성분이 없다. 모든 성분이 적합하고, 인공감미료와 타르색소는 불검출로 나왔다. 파라핀 성분과 관련된 벌꿀이 아닌 식약처가 요구하는 검사기준을 통과한 벌꿀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벌꿀 아이스크림의 대표 격인 소프트리 역시 홈페이지를 갑자기 임시 페이지로 돌려놨다. 또 제품을 일시 판매 중단하고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9일 양봉협회의 이름으로 나온 보도자료로 더 큰 논란이 됐다. 홍보대행사 피알원을 통해 나온 양봉협회의 입장이란 보도자료는 "밀크카우와 비센에 대해 꿀 성분을 인증한 적이 없다. 밀크카우가 홈페이지에 올린 성적서는 식약처 벌집꿀 기준규격의 일반 항목만 검사한 것이며 동물용의약품 항목은 빠진 불완전한 성적서다. 본 성적서는 검사목적 외에 상업적인 사용을 금하고 있다"며 "현재 소프트리를 제외한 다른 업체와는 전혀 업무협약을 맺지 않았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밀크카우는 "자료를 뿌린 피알원은 양봉협회와 관련이 없는 곳이다. 소프트리의 홍보대행사인 피알원에서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뿌려 호도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양봉협회는 "홍보대행사 피알원에 보도자료를 의뢰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피알원 측은 "양봉협회가 업무협약 관계인 소프트리에 보도자료 발송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했고, 소프트리는 양봉협회의 입장을 확인한 후 보도자료 배포를 우리에게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밀크카우와 소프트리, 양봉협회, 홍보대행사 피알원이 각각 다른 주장을 하면서 파라핀 논란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관련 업체들의 첨예한 주장들이 난무하면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벌꿀 아이스크림은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빠르게 늘어나던 인기 아이템이었다. 몇몇 대표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업체에서 유사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을 견인했다. 시중에 '벌집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15개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벌집 아이스크림 관계자는 "업계가 많이 위축된 상태다. 가맹점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으로 전국에 벌꿀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오픈한 점주들은 하루아침에 울상이 됐다. 억대의 돈을 들여 매장을 오픈했는데, 문을 닫을 지도 모를 상황에 빠졌다. 이번 파라핀 논란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최근 벌집 아이스크림을 론칭한 캐틀앤비의 유명 셰프 레이먼 킴은 SNS에 벌집 성분에 대해 직접 반박하며 다양한 문건들을 공개하며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업계 전체가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4대악으로 규정한 불량식품에 해당하는 문제라, 향후 법적인 문제까지 발생하면 단순 논란이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이번 논란에 대해 양봉업계에서는 예견된 사태라는 평가다. 4~5월엔 시기상 꽃이 피기 전이라 꿀을 모을 수 없어, 제대로 꿀을 공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 최근 벌꿀 아이스크림의 인기로 벌꿀 수요가 폭증해 이미 공급이 한참 모자랐기 때문에 제대로 된 벌꿀 아이스크림을 판매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또 업체들이 주장하는 천연 벌꿀 역시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유행과 인기만 따르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무리한 확장이 지금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 실제로 소프트리와 밀크카우는 프랜차이즈 확장 경쟁 관계에서 표절공방을 벌이며 법정 소송 중이기도 하다. 소프트리는 밀크카우를 상대로 부당경쟁금지 소송과 디자인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어느 회사든 결국 본사만 믿고 프래차이즈 가맹을 한 점주들만 이래저래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중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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