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유학업체 사기에 학생들 몰타 길거리에 나앉아

    기사입력 2014-04-10 11:39:33 | 최종수정 2014-04-10 15:01:26

    유학타임즈는 네이버에서'필준사'란 카페를 통해 유학생을 모집해 사기를 벌여왔다.
    사진캡쳐=카페 필준사
    유럽의 몰타로 어학연수를 떠난 학생들이 유학 알선 업체의 사기 때문에 길바닥으로 쫓겨난 일이 발생했다.

    몰타로 어학연수를 떠난 대학생 및 직장인 등 6명이 유학업체 유학타임즈에 사기를 당했다. 대학생 최씨(24)는 유학타임즈의 이모대표(33)와 몰타 3개월, 영국 6개월의 장기 어학연수를 920만원에 계약하고 지난달 23일 유학을 떠났다가 이 같은 사기를 당했다. 이 대표는 학생들로부터 유학비용 전액을 현금으로 받은 후 몰타의 어학원에 등록금을 전달하지 않고 지난달 24일부터 학생들과의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렸다. 피해자 최씨와 똑같은 코스로 유학을 떠난 20~30대 학생 6명은 몰타에서 졸지에 국제 미아 신세가 돼버린 셈이다.

    최씨의 아버지는 "출국 며칠 전 비행기표가 취소가 되는 등 의심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마도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준비를 한 것 같다. 몰타에서 영국으로 간 피해 학생 중 비자문제로 영국에서 추방되는 2차 피해를 입은 학생도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학타임즈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유학생들을 모집한 온라인 유학 알선 업체로 '필준사'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온라인 카페를 기반으로 이 대표 개인이 혼자 운영을 해오던 영세 유학업체로 주로 몰타, 영국, 필리핀, 캐나다, 미국 쪽으로 유학 알선 업무를 진행했다. 업체를 믿고 학생들은 몰타의 어학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와 영어 수업 서비스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학생들이 몰타의 어학원에 도착했을 땐 업체가 어학원 측에 기숙사 비용과 수업료를 납부하지 않은 상태였다. 어학원 측은 학생들에게 등록금 미납 사실을 알렸고, 깜짝 놀란 학생들이 연락을 취했으나 이 대표는 이미 사무실의 집기를 정리하고 잠적을 해버린 상태였다.

    학생들은 머나 먼 타국 땅에서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다행히 어학원 측의 편의 제공으로 몰타에서 일정 기간 동안 지낼 수 있었지만, 유학 떠난 지 며칠 만에 한국행 비행기에 다시 오를 수밖에 없었다. 한 피해자는 몰타에서 연계된 영국 어학원으로 이동을 했다가 영국 정부로부터 추방돼는 2차 피해까지 입기도 했다.

    현재 최씨를 중심으로 피해자 6명은 공동으로 경기도 일산경찰서에 유학타임즈와 이 대표를 고소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유학업계 동료인 한모씨 역시 이씨에게 신용카드를 도용당해 약 1000만원의 피해를 입고 사기 혐의로 함께 고소장을 제출했다. 최씨는 포털 사이트에 '유학타임즈 이○○ 실장 피해자 모임'을 만들어 유학타임즈 피해 사례를 수집해 공동 대응을 펼치고 있다.

    이번 몰타 지역 외에도 필리핀, 캐나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피해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 모임 카페엔 '필리핀 어학연수 비용을 사기 당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고 피해자 중엔 미성년자들도 포함돼 있다. 심지어 이 대표의 사기 행각은 현재 진행형으로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신규 유학 상담을 하며 사기 행각을 계속 펼치고 있다. 한 부부는 사기로 고소된 사실을 모르고 이 대표와 스마트폰 메신저로 상담을 하던 중 현금으로 연수비용을 입금해 피해를 입기도 했다. 피해 금액은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유학업 관계자는 "지금 자신이 피해자인지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해외 어학원들이 한국에 나쁜 소문이 퍼지는 걸 꺼려해, 수업료도 못 받은 채 계속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유학 관계자는 "사기 범죄를 저지른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난립하고 있는 유학 업체들의 과도한 가격 경쟁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영세한 유학 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가격 할인을 하는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다. 드러나지 않은 이런 과도 경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비슷한 피해 사례는 앞으로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유학협회 측은 "현실적으로 유학원들의 가격 경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유학원 등록과 관련된 법이 없기 때문에, 무자격자들이 쉽게 유학원을 설립할 수 있는 게 문제다. 법적 절차에 따라 설립된 투명한 유학원들이 정당한 영업행위를 한다면 이런 문제들은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국회에 관련 법 제정이 진행 중이지만 언제 통과될지는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유학, 어학연수를 준비 중인 소비자들은 유학 관련 피해사례가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전에 피해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학 상담은 온라인, 스마트폰 상담 외에 반드시 사무실 방문과 대면 상담을 통한 유학업체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낮은 유학 비용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곳 역시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유학업체의 현금 납부 강요와 지나친 선납 독촉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 어유학원에 직접 등록금 및 기숙사 비용을 납부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납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 기사리스트
    • |
    • 기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