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칼럼]일본인 코치들은 지도자가 아닌 숨은 전도사

    기사입력 2014-03-10 15:42:03 | 최종수정 2014-03-11 17:37:03

    올 해 처음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하는 일본인 코치는 총 5명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코치는 코칭(지도)을 하는 직책으로 정의되지만 한국팀에 합류한 일본인 코치들은 지도보다 관찰을 우선시했다. 먼저 선수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좋아질 수 있는 가를 고민하고 방법을 전달하려고 했다.

    KIA 타이거즈의 하세베 유타카 배터리코치(46)는 젊은 포수들을 살펴보고 "송구를 할 때 힘으로 던지고 있었습니다. 더 힘을 빼고 편하게 던질 수 있는 법이 있어 먼저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고 했다.

    SK 와이번스의 세이케 마사카즈 수비코치(55)도 내야수들이 공을 잡을 때 계속 힘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힘은 필요한 순간에 들어가면 되는거고, 그 전에는 어떤 방향으로든지 움직일 수 있는 편한 자세가 기본입니다"고 했다.

    내야수의 경우 일본에서는 예전부터 '공을 잡을 때 몸의 정면에서 잡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한국 내야수들은 몸의 정면에 오는 타구도 글로브를 안 낀 쪽으로 어깨를 틀면서 공을 잡을 경우가 많다. 일본의 전통적인 기본과 한국 내야수들의 움직임이 정반대로 보인다. 하지만 세이케 코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 손으로 잡더라도 공을 잡을 때 자세가 정면을 보고 있으면 그것도 정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면을 중요시하는 것은 못 잡았을 때 공이 몸에 맞을 가능성이 높아 뒤로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고 했다. 세이케 코치는 자신이 갖고 있는 방법에 맞춰 선수를 가르치지 않고, 선수가 좋아질 수 있게 이끌어가려고 했다.

    두산 베어스의 투수들을 중심으로 보고 있는 스즈키 도시유키 트레이닝 코치(56)도 지도보다 관찰과 조언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선수에게 같은 것을 시키는 게 아니고, 선수를 보고 어깨가 아파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물어 보고 그걸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합니다"고 했다.

    한 일본인 코치는 "캠프 때 선수들에게 기본적인 걸 반복해 시키니까 감독님이 보시기에 부족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하게 보이는 훈련을 할 필요는 없지요"라고 했다.

    올 해는 10개 구단에 기존 코치를 포함해 9명의 일본인 코치가 소속돼 있다. 이들 일본인 코치들은 "선수 본인을 위해, 그리고 팀을 위해 감독이 쓸 만한 선수를 준비하는 게 제 역할입니다"고 말한다. 선수를 '자기가 지도한 작품'이라는 의식은 없었다. 뒤에서 일하면서 선수와 팀 성적이 좋아지는 걸 일본인 코치들은 원하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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