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이정훈 부정배트 발언, 일본용품업체 신났다

    기사입력 2012-09-10 10:14:53

    "(이정훈) 감독의 발언이 예상외로 광고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일본인이 있다. 일본 야구용품 메이커 하타케야마의 하타케야마 요시히사 사장(58)이다.

    지난 8일 끝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일본에서는 당초 그 대회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한국대표팀 이정훈 감독의 '압축배트 발언' 이후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됐다. 이 감독이 일본 선수들의 배팅 훈련 모습을 지켜본 후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딱'이 아니라 '탕' 소리가 나는 걸로 봐서 부정배트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발언이다.

    이 말 때문에 일본 미디어에 많이 노출된 이정훈 감독의 모습 중에 그의 유니폼이나 점퍼의 오른쪽 가슴에 새겨진 'H' 로고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H는 하타케야마 브랜드의 엠블럼이다. 하타케야마는 한국대표팀의 의류 공식 스폰서였다.

    "한국의 협력사에서 의뢰를 받고 한국대표팀의 의류를 담당했습니다. 이번 대회 기간중 '한국팀의 유니폼에서 상표를 봤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2년 전부터 대리점 계약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졌기 때문이며 작년부터 서울 사무실을 오픈했습니다."

    하타케야마의 한국지사 사원은 2명에 불과하다. 일본의 다른 야구용품 메이커에 비해 인지도는 결코 높지 않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는 것이 하타케야마의 특징이다.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중 7~8개 팀의 주전 포수가 하타케야마 상표의 미트를 쓰고 있다. 한국에서도 조인성(SK)이 하타케야마 제품을 애용하는 등 포수 미트에 대한 평가가 좋다. 그들에게 하타케야마의 미트를 쓰는 이유를 물으면 "가죽이 좋아서"라고 입을 모은다.

    그럼 하타케야마의 미트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하타케야마 사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일본산 소가죽만 씁니다. 수입품은 일단 소금에 절여져 수송돼 오기 때문에 가죽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또 다른 회사의 경우 대량 생산을 위해 소가죽의 가장자리부터 재단하지만 우리는 상처가 없는 좋은 부위만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죽 무두질도 전문 기술자가 힘을 쏟고 있습니다."

    다른 글러브 보다 특히 포수 미트가 인기인 이유에 대해 하타케야마 사장은 "포수가 제일 공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 미트는 섬유가 부드러워서 형태가 잘 무너지지 않습니다. 포수들은 미트가 흐물흐물해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형태가 변형되지 않도록 제작하는 게 특징입니다."

    하타케야마는 야구 의류 전문 회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대표팀에 유니폼을 제공했고, '배트 파문'이 일면서 결과적으로 자사 미트에 대한 홍보가 자연스럽게 됐다. "향후 한국의 프로선수는 물론 눈이 높은 사회인 야구선수들이 우리 미트를 써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하는 하타케야마 사장. 그는 자신의 장인정신이 한국에서도 통하길 바라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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