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의 가깝고도 먼 한-일야구]100세이브 후 만난 임창용, 축하는 하루로 끝이다

    기사입력 2011-05-09 09:58:41

    지난 4일 야쿠르트-주니치전. 4-2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야쿠르트 임창용은 시즌 4세이브째를 올려 일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그 날 야쿠르트 홈인 진구구장에는 3만1263명의 관중이 들어와 만원이 됐다. 경기 후 많은 팬들로부터 축하를 받은 임창용은 평소와 같은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대기록 달성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마무리 투수로서 세이브를 쌓는 것은 중요하지요. 100세이브는 의미있는 기록입니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그 전에(한국 시절 막판)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매 경기 긴장하면서 아프지 않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00세이브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첫 세이브(2008년 3월29일 요미우리전)입니다."

    마무리 투수 임창용의 매력은 위력적인 직구는 물론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 있다. 일본에서 뛴 4시즌 동안 대결하기 싫었던 선수가 누구였는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비밀입니다. 그걸 말하면 상대 타자가 자신감을 가질 테니까요." 이어 그는 "좋지 않았던 결과는 곧바로 잊어버려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일본에서 뛰지 않는 선수에 한정해서 누구와의 대결이 가장 아쉬웠는지 재차 물었다. "일본에 오기 전 삿포로에서 했던 경기에요(2003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 후쿠도메(시카고 컵스)에게 볼카운트 2-0에서 던진 체인지업이 실투였습니다." 그때 임창용은 후쿠토메에게 우익쪽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직구가 아닌 변화구를 던진 것이 후회가 됐다? 결국 도망치는 것이 싫었다는 임창용다운 말이었다.

    기록을 달성한 다음날인 5일. 야쿠르트의 클럽하우스 앞에는 많은 팬들이 임창용을 기다리고 있었다. 팬들은 "축하합니다"라고 외치며 임창용의 100세이브 달성을 축복했다. 옆에 있던 동료 투수 바네트가 임창용에게 "오늘 생일이인가?"라고 물었다. 임창용의 손에 팬들로부터 받은 갖가지 선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임창용에게서 축하 무드는 더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100세이브를 달성했지만 이걸로 시즌이 끝나는 게 아니죠.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야쿠르트는 시즌을 3연패로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올해는 던질 기회가 많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던 임창용이었지만 팀이 그 후 무승부를 한차례 기록한 뒤 내리 9연승을 달렸다. 8일 현재 히로시마와 함께 센트럴리그 공동 1위다.

    "선발 투수들이 좋은 피칭을 하기 시작해서 이젠 매일 던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즐거운 걱정을 하고 있어요"라며 임창용은 웃어 보였다. "팀이 1위를 달려 기분이 좋습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싶네요. 지금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데 나 때문에 져서 분위기가 나빠지는 건 피해야겠죠."

    개인 100세이브를 달성했고, 팀은 1위다. 지기 싫어하는 임창용의 주가가 점점 오르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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