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복사업가 로라 박 "블렌딩 한복으로 국내 진출"

    기사입력 2011-03-25 09:48:09

    ◇로라 박(왼쪽)이 24일 서울 종로 5가 '이화'에서 열린 개업행사에서 로레타 산체스 미국 연방 하원 의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후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국에서 일군 '한복의 세계화'를 이젠 모국에 알려야죠."

    재미 한복디자이너 겸 사업가인 로라 박씨(47·한국명 박이화)가 한국으로 컴백해 세련된 '블렌딩(혼합) 한복'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박씨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 5가에 새로 오픈한 한복전문숍 '이화'의 개업행사를 가졌다. 특히 이날 행사엔 박씨가 디자인한 한복을 입은 로레타 산체스 미국 연방 하원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두 사람이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성공한 이민자'(산체스 의원은 남미계)라는 공통분모로 친해져 한국에서 다시 조우했다.

    약 26년 전 미국에 첫발을 디딘 박씨는 1993년 LA에 한복점인 '이화고전방'을 열었다. 디자이너로서의 역량과 젊은 혈기만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우리의 전통 의상을 현지에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게 한복과 양장과의 접목. 한복 특유의 '선'과 '여유'에 양장의 '맵시'를 더한 디자인으로 블렌딩 한복을 만들었다. 결과는 '굿'이었다. 전통 한복을 입기 부담스러워하는 현지인들과 고객의 80%를 차지하는 한·미 믹스커플들이 숍을 찾기 시작한 것. 이를 통해 사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수 차례의 한복패션쇼로 현지 유력인사들과도 교류를 갖게 됐다.

    사회적으로 성공의 길에 들어섰지만,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다. 미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복의 본고장인 한국에서도 블렌딩 한복을 전파하고 싶었던 것. 그래서 과감히 한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됐다.

    "이민 1.5세대로서 제가 성공한 곳은 분명 미국이죠. 그런만큼 미국은 제게 너무 중요하고 놓치면 안되는 시장이죠. 이번에 서울에서 '이화'를 낸 건 LA에서의 성공을 모국에서도 이어가고 싶었던 거예요."

    이를 위해 그녀는 서울과 LA를 오가며 사업한다. 한국에서도 그녀를 돕는 후원자들이 많아 마음이 뿌듯하다.

    박씨는 블렌딩 한복의 국내 전파와 함께 웨딩드레스 사업에도 도전한다. 이 역시 한복과 웨딩드레스를 블렌딩해 좀 더 세련되고 한국적인 색채를 띄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해외 유명 웨딩드레스도 수입할 예정이다. 박씨는 "값비싼 해외 브랜드 제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수입에도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한복을 사랑하게 된 건 어찌 보면 운명과도 같은 일. 외할머니는 평안북도에서, 6·25 때 피난 온 부모님은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포목상을 했다. 결국 LA에서의 성공과 함께 가업을 이어받은 셈이다.

    "많은 분들이 왜 강남 쪽에서 일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이유는 딱 두 가지예요. 부모님이 일을 했던 곳이 여기이고, 동대문과 종로통이 올드타운이긴 하지만 국내 패션이 시작된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박씨의 딸은 이 일을 물려받을 생각이 있을까. 이에 대해 박씨는 "이제 갓 스물이 된 딸이 있다. 하지만 (물려받을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아무래도 미국에서 생활하다보니 우리 문화를 완전하게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나중에 한국을 더 잘 이해하고 알게 되면 진지하게 물어보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서주영 기자 juleseo@sportschosun.com

    • 기사리스트
    • |
    • 기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