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국 울산 단장"자체 청백전만 봐도 뿌듯...울산의 때가 도래했다"[위기의 코로나, K리그는 뛴다⑪]

2020-03-27 09:23:45

김광국 울산 현대 단장(대표이사)이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앞에서 마스코트 건호와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새시즌 울산의 목표는 K리그 대표구단, 전국구 명문구단이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자체 청백전만 봐도 뿌듯하더라."



코로나19 확산 속에 올시즌 축구에 목마른 팬들이 현기증 나게 궁금한 팀은 단연 울산 현대다. 김광국 울산 단장(대표이사)의 표현대로라면 "영혼까지 끌어모아" 리그 최강 스쿼드를 구축했다. 골키퍼가 조현우, 수비라인엔 김기희, 정승현, 윤영선, 불투이스, 미드필드엔 윤빛가람, 고명진, 박주호, 공격라인엔 이청용, 이근호, 김인성이라니 말 다했다. 김 단장이 귀띔한 자체 청백전 풍경은 흐뭇했다. "정말 완벽한 두 팀이다. 이 중 한 팀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퀄리티가 다르다. 딱딱 발에 맞아떨어지는 느낌, 두 팀이 '용호상박', 빠른 속도, 템포로 계속 맞붙고 그럼에도 감독은 계속 요구하고…, 보기 좋았다. 뿌듯했다."

▶"때가 도래했다. 작년 울산 실패라 생각지 않아"

지난 시즌 '1강' 전북 현대를 턱밑까지 추격했던 울산은 새시즌에도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정승현, 고명진, 윤빛가람, 조현우로 이어진 폭풍영입은 이청용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지난해 준우승 후에도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지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 단장의 감독, 선수단을 향한 지지 역시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뛰어넘는 '반전' 폭풍 영입에 대해 김 단장은 "2019년의 울산은 실패인가?"라고 반문했다. "팬들의 우승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고 아쉽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아픔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K리그는 끝까지 재미있었다. 울산이 우승은 못했지만 프로축구는 성공적인 한해였고, 우리도 기여했다. 우승을 못했을 뿐 실패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김도훈 감독 재신임의 이유도 같다. "계약기간은 약속"이라고 했다. "물론 프로세계에서 감독 계약은 결과에 따라 요동칠 수 있다. 그러나 '김도훈'은 실패한 것인가? 결과를 못가져온 건 실패지만,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가 당연한 것인지 냉정하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감독은 장단점이 있다. 김 감독은 덕장, 지장이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울산같은 팀을 장악하는 리더십과 소통 능력은 간단한 것이 아니다. 뛰는 선수도, 안뛰는 선수도 감독을 중심으로 뭉치게 하는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면서 "감독의 장점을 살리고, 큰경기에서 있었던 실수들, 팬들의 질타를 받았던 단점을 채워주는 것은 구단의 몫"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스타선수 출신으로 코치 경험을 10년 가까이 쌓은 몇 안되는 지도자다. 단단하게 다져진 사람이다. 프로감독으로서의 경험도 풍부해지고 있다. 실패를 경험하는 것도 중요한 자산"이라며 절대 신뢰를 표했다.

김 단장은 올시즌 이적시장에서 선수들의 입소문을 통해 울산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뛰어난 선수들과 접촉하면서 울산에 대한 기대감을 느꼈다. 솔직히 돈으론 전북과 경쟁하기 힘들다. 금액 차이에도 과감하게 울산을 선택한 선수들이 많다. 울산에서 같이 우승하고 싶다는 판단을 해준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가 최고 구단으로 올라서는 과정이라고 본다. 지난 10년간 전북이 보여준 막강한 위상은 하루아침에 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년에 우리가 우승했다 해도 전북과 비교할 때 울산이 더 강하다는 객관적 평가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울산에 때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2020년대에는 울산 현대가 K리그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구단으로서의 위용을 지켜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전국구 명문 구단을 꿈꾼다"

울산은 의사결정이 대단히 명쾌하다. 대부분의 이적 과정에서 '카더라'가 들려온 후 일주일이면 '영입 오피셜'이 나온다. 김 단장은 실무진에게 공을 돌렸다. "실무진에서 오래 공을 들이고 감독과 교감한다. 단단하게 다지면서 최종까지 오다보니 내가 결정할 때는 정리가 돼 있다. 나는 한두 가지만 결정하면 된다"며 웃었다. 올시즌 유난히 길어진 동계훈련 기간 울산이 기획한 온라인 콘텐츠 '쉬면 뭐하니' 역시 젊은 직원들에게 전권을 부여한다. "기획, 아이디어는 젊은 직원들이 알아서 한다. 젊은 사람들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그들의 판단이 옳다"고 했다. "다만 피드백은 반드시 주는 편이다. '너무 재미있다' '좀 지겹더라' 식으로…."

김 단장은 스포츠조선이 연재중인 '위기의 코로나, K리그는 뛴다'도 열독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구단이 뭘 잘하는지 열심히 본다. 우리가 제일 잘한다는 생각은 안한다. 양흥렬 포항 사장님이 외인 스카우트 시스템을 말씀하셨던데 우리 직원들에게 당장 체크해보라고 했다. 다른 구단이 잘하는 건 배우고 빨리 가져오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년새, 김 단장은 울산 팬들 사이에 '갓광국'으로 불린다. 윤빛가람, 조현우, 이청용 등을 폭풍영입한 후엔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빗대 'K리그 백승수 단장'이라는 찬사도 쏟아졌다. 김 단장은 "감독과 선수들이 주목받아야 한다. 우리는 조력자일 뿐"이라며 손사래쳤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뒤로 숨을 필요는 없다.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님(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축구단은 '쇼단'이고, 단장은 '쇼단 단장'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쇼단 단장이 팬들과 재미를 위해 뭔들 못하겠느냐"며 웃었다.

새시즌 울산의 목표는 '전국구 명문구단'이다. 김 단장은 "작년에 목표삼은 평균 1만 관중을 아깝게 놓쳤다. 올해 목표는 1만1000명이다. 스타플레이어들, 영플레이어들이 어우러진 울산의 멋진 경기를 보면서 팬들이 축구 보는 맛에 푹 빠지고 즐거워하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울산 홈 팬뿐 아니라 울산 원정길에도 전국의 팬들이 운집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이청용 조현우 윤빛가람 등 새선수들은 물론 김인성 김태환 등 기존선수들의 인기도 급등하고 있다. 전국구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지금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K리그는 분명히 시작된다. 목마른 만큼 더 시원하고, 더 화끈한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그날이 오면 팬들이 경기장을 꽉꽉 채워주시면 좋겠다. 팬들도 폭발하고, 경기력도 폭발하는 그라운드의 봄을 기다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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