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용사 유족에 허리굽힌 문대통령…"헌신에 끝까지 책임"

2020-03-27 13:10:26

(대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유가족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3.27 xyz@yna.co.kr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천안함 피격을 비롯해 서해에서 벌어진 남북 간 무력충돌 과정에서 희생한 국군 용사들의 유족을 향해 고개를 숙여 위로를 표했다.



용사들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향후 국가가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예우를 책임지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로,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2018년에는 서해수호의 날 당시 문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대구 경제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SNS를 통해 추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과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피격용사 유가족과 천안함 관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 등 약 100명의 유가족이 참석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김정화 민생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치권 관계자들도 기념식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식장에 들어선 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맨 앞줄에서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과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 등과 함께 착석해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으로 기념식에 임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충탑에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 중 한 명인 할머니가 우의를 입은 채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뭔가 말을 건넸고, 문 대통령은 분향을 하려다 잠시 멈춘 채 눈을 맞추며 유족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




분향 후 문 대통령은 유가족 인터뷰 영상을 자리에서 시청했고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고 임재엽 상사의 모친인 강금옥 여사가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들었다.

강 여사는 "네 이름을 부르며 숨죽이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너를 평생 가슴에 묻어야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흐느끼자 일부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고, 문 대통령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경청했다.
강 여사가 편지 낭독을 마치고 퇴장하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기념사에서도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할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위한 예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식 뒤에는 문 대통령 부부는 '서해수호 55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표현하기 위해 묘역 전역을 돌며 개별 참배와 헌화를 했다.

개별 참배와 헌화는 제2연평해전 묘역을 시작으로 연평도 포격 도발 묘역, 천안함 묘역 순으로 약 45분간 진행됐고, 고 한주호 준위 묘역 참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규모가 예년보다 축소돼 열렸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행사장 입장 전 발열체크를 거쳤고 좌석 역시 서로 멀찍이 떨어져 배치됐으며, 행사 중간 '악수를 삼가고 기침 예절을 준수해달라'라는 안내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야외에서 진행된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참석자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hysup@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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