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올림픽' 여전히 남는 문제점

2020-03-26 05: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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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국 2020년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일단 공식 명칭은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으로 유지하고, 올림픽 성화도 일본에 그대로 두기로 했지만, 사상 유례 없는 연기 결정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풀어야할 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장 올림픽 출전권 문제가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IOC는 "전체 종목 중 57%의 선수가 현재 예선전을 통과한 상태"라고 했다. 나머지 43%는 6월30일까지 예선 혹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올림픽 출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입국제한' 조치로 국가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각종목 대륙별 올림픽 예선전과 대회들이 전면 취소된 만큼, 이번 연기로 예선전을 치를 기회와 시간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57%의 선수들이다. 처음부터 예선을 다시 치르라고 할 경우 엄청난 반발이 예상된다. 종목에 따라 출전권 배분 방식이 천차만별이라 각 종목 국제경기연맹(IF)과 논의도 필요하다. 투어 대회 랭킹 포인트에 따른 세계랭킹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는 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등은 랭킹 대회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2020년 포인트로 2021년 올림픽 출전을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단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권을 확보해놓은 만큼 현 쿼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경우에 따라 프로선수 등 인기 스타들의 출전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탁구, 체조처럼 단체전의 경우 출전권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몫인만큼, 선발전을 새로 치를 수도 있다.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대관도 문제다. 국제방송센터(IBC)와 메인프레스센터(MPC)로 사용될 일본 최대 전시장 '도쿄 빅사이트'는 이미 내년 여름 대관 예약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기간 대관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태권도와 펜싱, 레슬링 종목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지바시의 마쿠하리 멧세도 각종 행사가 많이 열리는 장소다. IOC는 이미 "올림픽 때 중요한 몇 경기장은 대관이 어렵다"고 하기도 했다.

도쿄패럴림픽 직후 일반분양 예정이었던 5000호의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문제도 골칫거리다. 올림픽 기간 동안 1만1000명의 선수단, 지원스태프들이 머물 올림픽선수촌은 이미 4년 전에 분양을 완료했다. 입주일정까지 확정된 상황이다. 시민들이 입주할 경우 선수촌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이미 입주를 확정한 일반 시민들에게 마냥 양보를 요구하기는 힘든 만큼, 보상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미 판매된 입장권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현재까지 판매한 도쿄올림픽 입장권은 약 508만장, 도쿄패럴림픽은 총 165만장이다. 입장권 수입만 900억엔(약 1조원)에 달한다.

다른 국제대회와의 일정 조율도 필요하다. 당초 올해 개최 예정이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와 남미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는 1년 연기된 상태다. 모두 6월 개최가 유력하다. 물론 올림픽이 23세 이하 선수들로 진행되지만 선수 차출에서 적지 않는 진통이 예고된다. 세계수영선수권과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도 걸림돌이다. 수영과 육상은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올림픽에서도 코어 중에 코어 종목이다. 내년 7월 16일~8월 1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내년 8월 7~16일에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올림픽이 내년 7월 열리면서 이들 두 대회 일정을 바꿔야 한다.

다행히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일정 변경에 비교적 탄력적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24일 "우리는 이미 202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시점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곧 대회 일정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아직 올림픽의 정확한 개최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만큼, 일정 문제는 계속해서 진통을 낳을 수도 있다.

1년 연기가 결정된만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피하기는 어렵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회를 치르는데 총 126억달러(약 15조7000억원)의 예산이 쓰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일정 변경으로 더 큰 금액이 들어가게 됐다. 일본경제신문은 24일 '올림픽이 연기되면 일본 국내 경제에 미치는 손실은 6000억엔에서 7000억엔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최근 '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5500억엔 정도 일본 경제에 영향이 생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간사이대학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 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선 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더해 6408억엔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결국 종합해보면 이번 연기로 생긴 손실 액수는 최소 5500억엔에서 최대 7000억엔, 약 6조2000억원에서 7조9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쓴 2012년 런던올림픽(약 149억달러)의 기록을 훌쩍 넘게 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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