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종료+총리 담화, '운신의 폭' 좁아진 KBL-KOVO 어떻게 되나

2020-03-23 05:55:22

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의 경기가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농구에 이어 프로배구도 무관중 경기를 시작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2.25/

여자프로농구가 코로나19 앞에 '시즌 조기 종료'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 20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사회를 열고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등 남은 일정을 모두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 9일 인천 신한은행과 부천 하나은행의 경기를 끝으로 나머지 일정은 재개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유는 하나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매서운 기세로 퍼져나가고 있다. WKBL은 지난달 중순부터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급기야 지난 10일부터 2주간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기세는 잠잠해지지 않았다. 결국 WKBL은 이사회를 열고 '시즌 조기 중단'이란 카드를 꺼냈다. 이로써 WKBL은 국내 4대 프로 리그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즌을 조기 종료한 첫 번째 사례로 남았다.

▶'공' 넘겨받은 KBL-KOVO, 좁아진 운신의 폭

WKBL의 초강력 카드. 이제 관심은 남자프로농구(KBL)와 남녀프로배구(KOVO)의 결정에 모아진다. KOVO는 23일 오후, KBL은 2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한다.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당장 WKBL이 문을 닫았다. '시즌 재개 바로미터'로 꼽힌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한 차례 더 연기됐다. 지난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6일로 추가 연기한다.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가들은 밀집도가 높은 학교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할 위험성이 높다고 했다. 안전한 개학을 위해서는 최소 2~3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1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재차 강조했다. 정 총리는 "지금은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때다. 결코 긴장을 늦추거나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불씨가 남아 있는 한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등은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직접 행정명령을 발동해 집회와 집합을 금지하겠다.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시설폐쇄는 물론 구상권 청구 등 법이 정한 가능한 모든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내체육 시설에 동네 헬스장, 도장 등이 포함된다. 실내 프로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프로 경기장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공시설이어서 정부 시책에 더 민감하다.

▶결정을 내릴 때, 관심 쏠리는 이사회

당장 KOVO가 반응했다. 23일 오후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KOVO는 앞서 지난 19일 남녀 프로배구 13개 구단 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연 바 있다. 불과 나흘만에 이사회가 열린다.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리그 조기 종료, 정규리그 종료 뒤 현 순위로 포스트시즌 진행, 정규리그 잔여 경기만 치르는 방법, 정규리그를 소화하고 포스트시즌을 단축해서 치르는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은 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KOVO와 13개 구단 모두 이제는 '결정을 내릴 때'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KOVO와 구단들은 '체육관 대관 및 다음 시즌 외국인 트라이아웃 등을 고려할 때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리는 4월 15일 전에는 모든 일정을 마쳐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순위 확정 방식이다. KOVO는 2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KBL은 24일 오전 이사회를 연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KBL은 WKBL, KOVO와 비교해 남은 일정이 빡빡하다. 50경기 이상 남아있다. 리그를 조기 중단할 경우 피해가 막대하다. 하지만 WKBL이 시즌을 종료하면서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구단 관계자는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는 분위기였다. WKBL이 선제적 조치를 내리면서 KBL에서도 시즌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10개 구단 중 7대3 정도 비율로 시즌 종료 의견이 많다는 말이 나온다. KBL 관계자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사회에서는 WKBL의 결정을 감안할 것이며 KOVO 이사회 결과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다들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최만식 나유리 김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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