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앞둔 편의점을 잡아라"…편의점 업계, 상생안 발표하며 계약 끝나는 3천여 업주 유혹

2020-02-04 14:23:04



편의점 업계가 2020년도 상생안을 앞다퉈 발표하며 점주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 3000개에 가까운 편의점이 FA시장에 나오는 만큼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편의점 본사들의 지원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하지만 업계의 상생안 발표에도 점주들은 실효성에 있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 내놓은 상생안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의견부터 점주들에게 실질적인 금전적 혜택을 줄 수 있는 보상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 CU, 세븐일레븐은 각 사별로 각기 다른 정책을 앞세운 상생안을 발표했다. 이는 매년 경영주협의회와 협의해 상생안을 체결하고 시행하는 것의 일환이다.

그러나 올해 상생안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편의점 근접출점 규제 등으로 신규 점포 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가 치열하게 상대방 점포를 빼앗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생안은 FA 시장에 나올 점주들을 끌어올 수 있는 확실한 당근책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출점한 편의점 수는 2964개로, 본사와 평균 5년 기간으로 가맹 계약을 맺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계약을 유지하거나 다른 브랜드로 갈아탈 수 있는 편의점이 3000개에 이른다.

편의점 3사 중 가장 큰 규모로 상생안을 마련한 곳은 업계 1위인 GS25다.

GS25는 올해 1500억원 규모의 '신(新) 상생지원제도'를 선포했다. 이는 지난해 지원한 1300억원에 총 2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 예산을 추가로 마련한 것이다.

기존 제도에 더해 7개 지원안을 신설했다. 신설된 안은 차별화 먹거리 우수 운영 가맹점 특별 지원, 재계약 가맹점 담보 설정 금액 인하, GS25 전용앱 활용 우수 점포 지원, 경제재난지역 판촉 비용 지원, 명절 당일 경영주 경조사 휴무 신청 제도, 택배 보험 신설 및 횡령 보험 확대를 통한 가맹점 운영 리스크 예방 제도, 최저 가격 수준의 엔젤 렌터카 연계 서비스 등이다.

GS25는 상생안을 통해 점포 단위 면적 당 매출을 경쟁사와 초격차로 벌리는 동시에, 영업 비용 효율화 등 경영주 실수익을 혁신적으로 향상 시켜 동반 성장의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GS25에 점포 수 1위 자리를 내준 CU는 편의점 운영 시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혔던 영업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내세웠다.

CU는 지난 2017년부터 초기안정화 제도 확대, 전기료 및 상품 폐기 지원, 폐점 시 부담 최소화 등 가맹점 생애주기별 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점포 전산 및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5년간 약 6000억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이와 함께 가맹점주의 권익 강화를 위해 공정위의 표준가맹계약서를 준용해 영업 위약금 감경 및 면제, 영업지역 변경 요건, 초기안정화 기간 확대 등을 포함했다. 공정위 정책에 발맞춰 10년 이상 장기 운영 가맹점주의 원활한 계약 갱신 및 운영을 도모하는 준수사항도 추가했다.

세븐일레븐은 경영주의 점포 운영 비용 부담 완화를 상생안의 핵심 키워드로 정하고 관련 상생안들을 마련했다.

신설된 상생안은 '시설장비 유지보수 지원 확대'다. 기존 가맹점과 본사가 배분율대로 분담하던 시설 장비 부품 약 30여개에 대한 비용을 본사가 100%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부진 점포 회생 프로그램, 우수점포 메이트 특별 채용, 경영주 자녀 채용 우대, 경영주 자녀 방학 캠프 등의 복지도 제공한다.

별도의 상생안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이마트24는 "업계 유일하게 정해진 월회비 납부, 조건없는 24시간/365일 미영업 선택 등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된 편의점 모델을 통해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편의점 본사들이 가맹점 상생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배경에는 그만큼 점포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GS25는 지난해 11월 점포수 1만3899개를 기록하며 17년 만에 CU(1만3820개)를 누르고 점포수 1위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올해 브랜드 재계약을 앞둔 편의점이 3000개에 이르고 이들이 경쟁사 브랜드로 갈아타면 한번에 2개가 따라잡히거나 벌어지는 만큼 상대 가맹점을 뺏어오기 위한 전쟁이 펼쳐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점포수 탈환 경쟁'을 앞두고 편의점 본사들이 경쟁적으로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점주들의 반응은 시큰둥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에 내놓은 상생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점주들에게 금전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실질적 보상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오른 인건비 인상분에 대한 점주들의 불안감이 가장 큰 가운데 이 부분에 대한 직접적 금전 지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주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을 상생안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은 것을 보면 편의점 본사들이 상생안을 마련하면서 점주들의 의견을 제대로 들었는지 의문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계약을 앞둔 점주들은 편의점 본사별로 내놓은 상생안을 꼼꼼하게 살펴, 가장 효율적인 안을 발표한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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