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 꿈"이라고 했던 배재준, 처절한 고통과 반성이 요구된다

2020-02-02 11:28:31

LG 트윈스는 배재준은 얼마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그 기회를 걷어차고 말았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모든 투수들의 꿈은 선발이다. 캠프에 가서 열심히 경쟁할 생각이다."



그렇게 단단히 다졌던 각오는 '빈말'이 되고 말았다. 다른 것도 아닌, 야구장 밖에서 저지른 잘못이 발목을 잡았다. 누구를 탓할 것도 아니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LG 트윈스 배재준(26)은 올시즌 5선발 후보로 스태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최일언 투수코치는 임찬규와 배재준을 고민하다 경험 많은 임찬규를 선택했다. 그만큼 배재준에 대한 기대치도 있었다. 정규시즌서 19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4패,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한 배재준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잠실구장에 매일 나가 개인훈련을 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호주 캠프에 맞춰 경기에서 던질 수 있도록 몸을 만들 생각이다. 최 코치님은 '열심히 했다는 걸 보여줘야 된다'고 하셨다. 그런 말씀은 물론이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안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적어도 올 한 해 마운드에 설 수 없다. KBO는 지난달 3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연말 만취 상태에서 시민에게 폭력을 휘두른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재준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건해 40경기 출전 정지 및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한다'고 결론지었다.

상벌위 결과가 나오자 LG 구단은 "별도로 무기한 선수자격 정지를 내린다"고 했다. 임의탈퇴가 아닌 자격정지를 무기한 소화시키겠다고 한 건데, 어떻게 보면 더 무거운 징계일 수 있다. LG는 "올 한해는 복귀시키지 않겠다. 반성의 자세를 지켜보고 추후 복귀를 말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은 물론 개인훈련을 얼마나 성실하게 수행하느냐로 복귀를 논하겠다고 한 것이다.

LG 구단 이규홍 사장은 앞서 지난달 8일 신년 하례식에서 "선수 폭력 행위로 구단 이미지가 실추됐고, LG 팬들과 동료 선수들에게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줬다"고 배재준을 꾸짖으며 선수들의 모범적인 자세를 재차 강조했다. 선수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는 임의탈퇴가 아닌 무기한 자격정지를 선택함으로써 구단의 일벌백계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낸 셈이다. 임의탈퇴와 마찬가지로 선수는 자격정지 기간 동안 연봉을 받을 수 없고, 구단 시설을 이용할 수도 없다.

배제준은 2013년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직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한 배재준은 2016년 정식으로 선수 등록을 해 2군을 거쳐 2018년 1군에 데뷔했다. 데뷔 당시 류 감독은 배재준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스타일은 선발이 어울리는 게 맞다. 공을 받으면 빨리빨리 던지고 이닝을 끌고 가는 능력도 있다"고 했었다.

지난해 선발 기회를 19번이나 준 것도 로테이션 한 자리를 맡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최 코치가 지난해 부임 후 무척이나 공을 들인 투수가 배재준이다. 얼마든지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었지만, 순간의 잘못된 행동이 모든 것을 망쳐놓았다. 복귀할 때까지 몇 배의 고통과 반성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

배제준이 전력에서 이탈함으로써 LG의 4,5선발 후보는 임찬규 김대현 이우찬 정우영 등으로 좁혀지게 됐다. 류 감독은 지난달 29일 호주 전훈 출국 인터뷰에서 "작년에 79승을 했는데, 올해 4,5선발이 해주면 80승 이상이 가능하다. 마운드에서 4~5선발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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