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인터뷰]서른살 윤빛가람 "울산을 택한 이유? 첫째는 우승,둘째는 감독님"

2020-02-01 06:30:41



1월 마지막날 들려온 '윤비트' 윤빛가람(30)의 울산행 소식, 한동안 잠잠했던 K리그 현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깜짝 놀랐다"는 인사에 "나도 놀랐다"며 웃는다.



윤빛가람의 울산행은 빛의 속도로 성사됐다. 선수가 울산행을 결심한 건 이틀 전. 메디컬테스트를 마치고, 계약서에 사인하고, 31일 오전 장안의 화제 '울산중공업 옷피셜'을 찍기까지 딱 3일이 걸렸다.

2010년 경남FC에서 데뷔해, K리그 신인왕으로 화려하게 프로 경력을 시작한 윤빛가람은 성남일화(현 성남FC), 제주 유나이티드, 상주 상무 등을 거치며, K리그 통산 282경기 47골 41도움을 기록했다. A대표팀에서도 데뷔전 데뷔골, 2011년 아시안컵 8강 이란전 연장 결승골, 2016년 체코 평가전 프리킥 골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지난해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계약 종료 후 자유계약(FA)신분이 됐다.

K리그 유력구단들이 군침을 흘리는 가운데 윤빛가람은 일단 해외진출을 1순위 삼았다. 옌벤 푸더에서 중국 슈퍼리그에 도전했던 윤빛가람은 서른에 찾아온 FA 기회를 살리길 원했다. 그러나 해외진출은 실력, 타이밍, 운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 윤빛가람은 1월 말, 고민끝에 방향을 돌렸다. 11년차 프로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꿈, 생애 첫 트로피의 꿈을 이뤄줄 팀을 원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우승하고 싶어서다. 울산처럼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 가고 싶었다." 결국 김보경, 믹스를 보낸 후 특급 미드필더 영입을 고심하던 울산이 '우승을 갈망하는' 윤빛가람을 품었다.

어느새 리그 11년차 베테랑이 된 윤빛가람이 울산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첫 번째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는 기대감이다. 울산은 K리그에서 큰 팀이고, 늘 우승권을 다툴 수 있는 팀이다. 두 번째 이유는 김도훈 감독님 때문이다."

윤빛가람은 '따뜻한 지도자' 김 감독과 2012년 성남 일화 시절 이후 8년만에 울산에서 재회하게 됐다. "김도훈 감독님은 내가 성남에 있을 때 수석코치님이셨다. 당시 코치님과 무척 친했다. 힘든 시기였는데 잘 챙겨주셨다"며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올스타전 등 만날 때마다 인사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언젠가 함께 하자' 하셨는데 이번에 이뤄졌다"며 웃었다. 리그 3년차였던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을 묻자 "경험이 쌓이고 노련미가 생기고 좀 여유가 생겼다. 보는 눈도 좀 트인 것같다"고 했다.

'대지를 가르는' 패스, 폭넓은 시야의 테크니션 윤빛가람은 지난 10년간 안팎으로 더 강해지고 더 단단해졌다. 울산에서 자신이 해야할 역할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김도훈 감독이 밝힌 '윤빛가람 활용법'과 싱크로율 100% 대답을 내놨다. "작년에 울산이 조직력이 단단하고 수비가 좋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장점, 패스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 볼을 소유하고 장악하는 경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늘 볼 소유권을 갖고 지배하는 경기를 하고 싶다."

윤빛가람은 고명진, 원두재 등과 함께할 울산 중원 전력에 대한 질문에 "리그에서 톱4에 든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울산에 제가 안왔더라도 미드필더 멤버들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날선 스루패스를 기꺼이 받아낼 울산 스쿼드에 대해서도 확고한 신뢰를 표했다. "올해 울산 선수단 구성이 엄청 좋다. 작년 전력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떠난 선수도 있지만 좋은 영입으로 충분히 공백이 메워졌다. 스타일과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 호흡만 잘 맞춘다면 시너지가 클 것같다."

팬들의 기대감에 대해 윤빛가람은 "팬들께서 기대해주셔서 감사하다. 부담도 될 수 있지만, 어느 팀에 가든 늘 이런 부담감을 갖고 가는 것은 내 운명이다.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단계 또 성장한다. 이겨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다른 것 생각 안한다. 오직 우승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걸 이루는 데만 전념하겠다. 울산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셨다. 대우해주시는 만큼 경기력으로 꼭 보답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울산은 처음이지만 구면인 선수들은 제법 많다. 경남, 성남, 제주, 상주 등을 두루 거친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답게 폭풍적응을 예고했다. "(김)태환이형, (조)현우, (윤)영선이형, (정)동호, (고)명진이형, (이)근호형, (박) 주호형, (김)인성이형 등 다 잘 아는 선수들"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부경고 동기이자 울산 터줏대감 '풀백' 정동호의 존재는 든든하다. "오늘 집을 알아보러 다녔는데, 동호가 맛있는 보쌈집을 알려줘서 같이 먹고 왔다"고 귀띔했다.

윤빛가람은 지난해 말 결혼하며 '품절남' 대열에도 합류했다. 울산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된 후 첫 선택이다. "울산은 살기 좋은 도시다. 신혼인 만큼 아내와 같이 지내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은 부분도 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윤빛가람의 합류를 누구보다 반기는 울산 팬들을 향한 새해 인사와 각오도 잊지 않았다. "울산이 작년에 아쉽게 우승을 못했다. 아쉬운 팬들이 많으셨을 텐데 올해는 저를 포함해 선수들이 더 열심히 준비하고 더 노력해서 분명히 작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더 많은 팬들이 문수경기장에 오셔서 더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한편 태국 치앙마이 동계훈련을 마치고 29일 귀국한 울산 선수단은 이틀간의 짧은 휴식 후 1일 울산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대비, 첫 훈련에 돌입한다. 1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ACL F조 1차전에서 'J리그 준우승팀' FC도쿄와, 2차전에서 18일 '중국 FA컵 우승팀' 상하이 선화와 잇달아 맞붙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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