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전북 핵심 급부상 쿠니모토 "기록보다 기억되는 선수"

2020-01-31 10:32:41



[마르베야(스페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전북은 2020년 시즌 승부수로 쿠니모토 다카히로를 데려왔다. 적지않은 이적료를 지불했다.



전북의 2019년은 가시밭길이었다. 언제나처럼 K리그,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트레블)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목표로 했던 대회에서 떨어져나갔다. 4월 FA컵에서 K리그2 FC 안양에게 홈에서 0대1로 졌다. 6월 상하이 상강과의 ACL 16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로 졌다. 남은 것은 K리그 뿐이었다.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결국 12월 첫째날 강원을 누르고, 같은 시간 선두 울산이 포항에게 졌다. 전북은 가까스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자존심의 상처를 입은 전북은 아시아쿼터로 일찌감치 쿠니모토를 점찍었다. 2018년 경남의 유니폼을 입은 쿠니모토는 35경기에서 5골-2도움을 올리며 경남의 준우승에 일조했다. 지난 시즌에도 부상 등에도 불구하고 26경기에서 2골-2도움을 올렸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서 뛸 수 있는 쿠니모토는 개인 기술로는 K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았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스페인 마르베야 전지훈련에서 쿠니모토에게 팀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맡겼다. 중원에서 패스를 뿌렸고, 직접 슈팅도 날렸다. 동시에 상대가 공격할 때 1차 저지선 역할도 수행했다. 전북의 핵심으로 떠오른 쿠니모토를 마르베야에서 만났다.

▶한국 최고 강팀

사실 쿠니모토에게는 선택지가 많았다. 2019년이 끝난 뒤 독일 2부리그 팀들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쿠니모토는 고심을 거듭했다. 그리고 전북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전북이 한국 최강팀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강한 팀에서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 지 테스트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경남에 있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승에 대한 열망도 이유였다.



"우승. 물론이에요. 레벨 높은 선수들하고 함께 플레이해보고 싶었어요. ACL과 K리그, FA컵 모두 다 우승하고 싶어요. K리그에서 우승하면 4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생기니까요. ACL과 FA컵 역시 우승하고 싶어요."



▶일본인 미드필더

쿠니모토는 일본인이다. 한국 축구계에는 일본 선수, 특히 일본인 미드필더에 대한 편견이 있다. 볼은 이쁘게 차지만, 그만큼 몸을 사리는 경향이 크다라는 것. 그러나 쿠니모토는 다르다. 공격시에는 이쁘게 볼을 찬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돌성과 적극성을 겸비했다. 쿠니모토의 이러한 성향은 아버지인 쿠니모토 타다하키 덕분이다. 대학 때까지 축구 선수를 했던 타다하키씨는 허리 부상으로 J리그 출범 1년 전 축구 인생을 접었다. 지도자로 전향했다. 쿠니모토가 초등학생 때 축구팀 코치가 그의 아버지였다.



"현재 코치를 하고 있는 선수 출신 아버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수비와의 경쟁에서 지지 않는 등 강한 모습이 프로에 가서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그 영향이 너무나 컸어요."



전북의 '일본일 선수'로서 쿠니모토는 ACL에서 2019년 J리그 최강팀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상대한다.



"요코하마와의 경기를 가장 기대하고 있어요. 일단 ACL 첫 경기인데다가 홈경기거든요. 첫 경기를 이기면 다음 경기들도 잘 풀릴 것 같아요."



쿠니모토는 말을 이었다.



"작년보다 올해 ACL이 더 중요합니다. 일본인이지만 한국에서 뛰고 있어요. 일본팀을 상대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기록보다는 기억

쿠니모토는 1997년생이다. 프로 선수로서는 초반이다. 아직 뛴 시간보다 뛸 시간이 많다. 이런 쿠니모토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고민을 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남겼다. 기록보다는 기억이었다.



"득점이나 어시스트를 많이해서 뭔가 기록을 남기는 선수도 좋지요. 하지만 그 기록을 남기는 것보다 팬들의 머리 속에 기억으로 남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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