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in 방콕] 김학범호, 2연승 행진 뒤 숨겨진 진짜 소득이 있다

2020-01-14 10:07:07



[방콕(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학범호가 거둔 조별리그 2연승, 단순 성적을 떠나 그 뒤에 숨겨진 진정한 소득은 무엇일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 대표팀이 태국 방콕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태국 송클라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중국, 이란전 연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방콕으로 이동했다. 1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 결과와 관계 없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죽음의 조로 전망됐는데, 결과적으로 수월하게 8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는 3위팀까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9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고 싶어하고, 조별리그 통과로 일단 첫 고비를 잘 넘었다.
2연승을 거뒀지만, 사실 경기력에는 의문 부호가 붙었다. 중국전은 경기 내내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란전은 전반을 2-0으로 앞서고 후반 들어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느냐의 속사정을 알면, 2연승 과정 김 감독이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중국전과 이란전 무려 7명의 선발 명단을 교체했다. 한 대회에서 이렇게 큰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다. 김 감독은 여러 사정을 감안했다. 23인 엔트리에 들어온 선수들의 실력이 매우 비슷하고, 날씨가 덥고 습하며, 2일 휴식 후 경기가 이어지는 타이트한 일정을 주목했다. 베스트11을 계속 밀고나갔다가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퍼질 가능성을 대비했다.

그렇게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국전에 오세훈(상주) 엄원상(광주) 등 젊은 선수들을 투입했고, 이란전에는 조규성(안양) 이동준(부산) 정승원(대구) 원두재(울산) 등이 선발로 새롭게 투입됐다.
김 감독은 이 과정을 돌이키며 "어려웠다. 먼저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다. 처음 실전에 들어가는 선수들은 긴장을 한다. 플레이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태국과 같이 무더운 날씨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면 보통 2~3kg이 빠지기 마련인데 중국전을 소화한 한 선수는 체중이 수백 그램 주는데 그쳤다고 한다. 지나친 긴장감으로 인해 자신의 자리만 지키고 적극적 플레이를 못했다는 증거.

의욕은 넘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도 문제다. 김 감독은 "이란전은 정승원 포지션에서 찬스가 많이 나는 전술을 준비했고, 경기도 그대로 흘렀다. 하지만 첫 경기라 그런지 정승원의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체력도 그렇다. 훈련과 실전은 엄연히 다르다. 실전을 치르며 소위 말하는 숨이 트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첫 경기에서는 100% 컨디션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김 감독은 이로 인해 몇몇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고 평가한다.

돌이켜보면 두 경기 모두 엄청난 모험수였다. 하지만 결과가 좋으니, 신의 한 수로 평가될 수 있다. 대회를 길게 보고 준비한 작전이었다. 중국전 후 즉흥적으로 선발 대폭 교체를 한 게 아니라 다 짜여진 각본이었다. 실제 1, 2차전을 거의 똑같은 멤버로 치른 이란은 한국과의 2차전에서 선수들이 매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1, 2차전이 힘들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부터 선수들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거다. 선수들이 긴장감을 덜었고, 이제 숨도 트였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선수가 많이 바뀌어 호흡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우리 선수들은 누가 언제 나가도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두 경기 많은 선수가 뛰며 이제는 누가 나가도 100% 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게 진짜 중요한 소득이다.

방콕(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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