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특집]'금 7~10, 종합 10위' 확신, 추위를 잊은 진천선수촌의 훈련 열기속으로

2020-01-01 05:58:09

2020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각 종목 대표 선수들이 훈련에 임했다. 새벽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12.19/

[진천=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뜨거운 에너지를 품은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풍요와 희망, 기회'를 몰고온다는 '힘센 흰쥐'의 해. 2020 경자(庚子)년 새해가 활짝 문을 열었다. 저마다 새해의 소망과 포부로 가슴 깊은 곳이 끓어오를 이 시기. 충북 진천에 자리잡은 국가대표 선수촌의 '주민'들은 더 큰 각오와 열의에 휩싸여 있다.



멀리만 보였던 2020 도쿄올림픽이 본격적으로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2019년 12월 말까지는 그나마 '내년 올림픽'이라고 부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올해 올림픽'이다. 불과 몇 달 뒤면 일본 도쿄에서 전 세계 선수들과 금빛 메달을 두고 열띤 경쟁에 몰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종목별 국가대표 선수들은 일찌감치 진천 선수촌에 입촌, 구슬땀을 흘리며 실력 다지기에 몰입하고 있다. 마치 달아오른 쇠를 두드리듯 끊임없는 반복 연습과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마음뿐이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신치용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65)도 "후회가 안 남도록 지금은 열심히 훈련하는 게 최선이다. 훈련 외에는 절대 아무 것도 믿어선 안된다"며 선수촌에 '훈련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온 집중력을 쏟아내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이해 지난 12월 19일 언론에 공개된 진천 선수촌의 훈련 열기를 소개한다.
▶새벽 추위를 몰아내는 훈련장의 열기

현재 진천선수촌에는 15개 종목(양궁 유도 역도 수영 배구 배드민턴 육상 사이클 하키 펜싱 체조 럭비 카누 조정 요트)의 선수들이 입촌해 있다. 이들의 하루는 동트기 전,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겨울철이라 아직은 어두컴컴한 오전 6시. 진천선수촌 운동장에서 각 종목별로 강도가 다른 스트레칭 및 체력훈련이 시작됐다.

종목별 특성과 훈련 스케줄에 따라 휴식을 취하기도 했고, 추운 날씨를 감안해 실내에서 에어로빅 등 가벼운 운동을 하기도 했다. 이 훈련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30분까지도 이어진다. 역시 각 종목 및 세부 분야, 그리고 선수들의 컨디션과 특성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훈련시간과 내용이 분류돼 있다.
본격적인 기술훈련은 아침 식사 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에 각 종목별 훈련장에서 실시되고 있었다. 아침 훈련과 적절한 영양 공급, 휴식을 통해 신체 리듬이 본격적으로 깨어난 이후. 기술 훈련의 효과가 극대화될 시기다. 물론 각 선수들의 집중력도 가장 좋은 때다. 기술 완성 및 경기감각 증진 효과를 가장 잘 이끌어낼 수 있다.

'올림픽 효자 종목' 양궁 역시 이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시위를 당겼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훈련 방식. 원래는 야외에서 멀리 놓인 과녁을 향해 활을 쏴야 하지만, 춥고 바람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은 실내로 들어와 쪽창을 불과 15㎝ 정도로 살짝 연 채 70m 밖에 놓인 과녁으로 화살을 날렸다. 창틀이나 유리창에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양궁 대표선수들은 "그럴 일은 절대 없다. 너무 많이 열면 찬바람 들어와서 더 닫고 할 때도 있다"며 웃었다. 세계 최강의 실력자들만이 할 수 있는 '뜻밖의 묘기'였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전종목 석권'의 대기록을 달성한 양궁대표팀의 목표는 올림픽 2회 연속 전종목 석권이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 김우진은 "기본적으로 활 쏘기에 집중하면서,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 강화에 신경 쓰고 있다"며 "다른 나라를 의식하기보다 우리가 잘 준비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목표는 금 7~10개, 세계 톱10 간다

양궁 대표팀이 감각 유지를 위해 활을 쏘던 때 웨이트트레이닝센터에서는 여러 종목의 선수들이 모여 본격적인 체력훈련에 돌입했다. 이건 바벨과 선수만의 외로운 싸움이다. 근육의 비명소리는 남이 들을 수 없다. 오직 기구를 들어 올리는 선수 본인만이 안다. 강인한 체력과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할 훈련이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훈련이기도 하다.

진천 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센터 안에는 최신 K팝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었다. 훈련의 괴로움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런 음악이 없다면 드넓은 훈련장에는 '철컹'하고 바닥에 쇠 떨어지는 소리와 선수들의 악에 받친 기합소리만이 황량하게 떠돌았을 것이다. 게다가 음악의 리듬이 훈련의 템포를 조절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가장 훈련 열기가 뜨거웠던 이곳에서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을 만났다. 신 촌장은 일일이 각 종목별 감독 코치, 그리고 선수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훈련을 격려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신 촌장의 각오와 자신감은 현역 선수들 못지 않게 강렬하고 뜨거웠다. "도쿄올림픽에 대해 여러 면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 말이 있지만, 그게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7~10개, 종합 10위의 목표를 분명히 세웠다. 그것을 위해 뒤돌아보지 말고 가자고 했다"며 뚜렷한 목표를 제시했다.

신 촌장은 이어 "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 확보다. 선수와 지도자 모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2018년과 2019년 초에 여러 일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힘든 게 많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도쿄올림픽을 위해서나 선수 스스로를 위해서 선수촌 내에 '존경의 문화'를 만들려 하고 있다. 선수와 지도자가 모두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훈련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현장에 있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훈련 외에는 절대 믿어선 안 된다"며 '종합 10위' 목표 달성을 위해 선수촌 문화와 분위기부터 바꿔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급식소 설치 등 대표선수 보호 계획도 완성

특히 현장 지도자(삼성화재 감독) 시절 '우승청부사'로 명성을 날렸던 신 촌장은 '최선의 노력으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했다. 신 촌장은 "흔히 '결과나 메달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국가대표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진천에 와서 고생하는 거 나중에 후회 남지 않게 하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면 아무런 미련없이 털어낼 수 있게 하려면 훈련에 모든 걸 쏟아내야 한다. 나중에 성적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앞만 보면서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신 촌장은 국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도쿄올림픽의 '방사능 이슈'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촌장은 "지금 국민들이 도쿄올림픽에 대해서 방사능 걱정을 가장 많이 하시는데, 그에 대해서도 방안을 마련했다. 대표 선수들을 위해 도쿄에 전용 급식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식자재도 한국에서 공수해 선수단의 입맛과 영양 관리에 만전을 다할 생각이다"라며 "사실 영양보다 중요한 건 선수들의 사기 진작이다. 선수들이 '나라에서 나를 존중해주고 보호해주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결국은 경기장에서 자신감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 대해 철저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촌장은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진다면, 금메달 10개도 못 따낼 이유가 없다. 효자 종목뿐만 아니라 이번에도 분명히 기대치 못한 곳에서 '깜짝 스타'가 나올 수 있다"며 도쿄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약속했다.

진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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