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KB스타즈 '파쇄법', 언제까지 효과적일까?

2019-12-03 17:01:36

우리은행 그레이(왼쪽)가 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전에서 KB스타즈의 박지수의 스크린을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여자 프로농구에서 우리은행과 KB스타즈는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 라이벌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2~2013시즌부터 시작해 2017~2018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했고, KB스타즈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우리은행의 독주를 막았다. 한 시즌만에 서로의 위치가 바뀐 가운데 챔피언이라는 단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두 팀의 '도전과 응전'의 역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1일까지 똑같이 6승1패를 기록, 공동 1위를 양분하고 있던 두 팀은 일단 2일 맞대결 결과로 순위가 다시 위아래로 바뀌었다. 우리은행이 이날 경기에서 62대56으로 승리하며 7연승을 거뒀다. 스코어는 6점차에 불과했지만, 별다른 접전이 없었을 정도로 우리은행의 완승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30일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89대65의 압승을 거둔데 이어 2경기 연속 가장 강력한 라이벌을 제압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이제 2라운드를 치른 것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이 도쿄올림픽 예선 출전 관계로 한 라운드가 줄어든 6라운드로 치러지는 것을 감안하면 벌써 3분의 1 지점까지 온 것이기에 그 의미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KB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것은 나름 의미가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 우리의 전력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며 예의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는 좀 다른 것 같다"며 신중함 속에서 자신감이 느껴지는 발언을 했다.

그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일까? 지난 시즌으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우리은행은 1~2라운드에서 KB를 연파하며 통합 7연패에 대한 가능성을 한껏 높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3~7라운드 맞대결에선 모두 패했고, 결국 이로 인해 정규리그 1위를 KB에 내주고 말았다. 두 팀의 정규리그 성적이 1경기차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맞대결 성적이 결정타였던 셈이다. 현재로선 지난 시즌의 '데자뷰' 같은 상황이지만, 위 감독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 이유는 KB의 주 득점원이라 할 수 있는 박지수와 쏜튼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법을 2경기에서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서 KB는 두 선수가 번갈아 활약하며 우리은행을 5번 연속 물리칠 수 있었다. 게다가 우리은행 외국인 선수 토마스는 4라운드 맞대결에서 무득점에 그칠 정도로 철저하게 눌렸다. 위 감독이 "작전 타임 시간에 다리를 덜덜 떠는게 보일 정도였다. 공을 피해다니는 외국인 선수는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외국인 선수 대결에서도 완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완전히 다른 모양새다. 외국인 선수 그레이는 다소 투박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공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고 골밑에서 강한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데다 속공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팀 플레이에 완전 녹아든 상태다. 2일 경기에서도 그레이와의 몸싸움에서 밀려난 박지수는 좀처럼 골밑을 파고 들지 못하고 외곽을 돌거나 혹은 좋은 슛찬스를 잡지 못해 밖으로 공을 빼주는 플레이가 많았다. 박지수가 7어시스트로 팀내 최다였으면서도 5득점에 불과한 이유였다. 여기에 쏜튼이 2경기 연속 우리은행의 김정은의 강력한 수비에 묶인 것도 결정적 원인이었다. 쏜튼은 박지수 덕분에 대부분 상대 매치업이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이기에 마음대로 코트를 휘저으며 경기당 평균 22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는데, 우리은행과의 1차전에선 김정은에 막히며 단 5득점에 그쳤다. 이어 2차전에서도 3쿼터까지 6득점에 불과했고 승부가 어느 정도 결정난 4쿼터 막판에 점수를 보태 14득점으로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정은 역시 슈터이다보니 쏜튼의 움직임을 잘 읽는데다, 우리은행 특유의 헬프 디펜스도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결국 2경기 모두 수비에서 승부가 결정난 것이기에, 앞으로 남은 4번의 맞대결에서 두 선수가 뚫리느냐 막히느냐가 승패뿐 아니라 시즌 판도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수비가 몰렸을 경우 동료를 활용한 파생 공격을 성공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 경기에서 잘 준비해 나오겠다"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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