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탄핵정국 이번주 2라운드로…'워터게이트 청문회' 재연될까

2019-11-10 08:59:41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이번 주 2라운드에 돌입한다.



그간 비공개 의회 증언에 나선 전·현직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불리한 진술을 쏟아냈다면 이제는 공개 청문회로 전환, 미국인이 다 보는 앞에서 시비(是非)를 가리게 된 것이다.
공개 청문회가 좌우할 민심의 향방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탄핵카드'를 꺼낸 민주당도, 이를 방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도 사활을 건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이 과반을 점한 미 하원은 비공개 증언을 통한 그간의 탄핵 조사를 마무리 짓고 이번 주 공개 청문회를 연다.

비공개 증언에 응해 트럼프 대통령에 타격을 가하는 진술을 내놨던 전·현직 당국자들이 하나씩 TV로 생중계되는 공개 청문회에 나와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한 생생한 진술을 하게 된 것이다.

수요일인 13일에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가 청문회에 나선다.
세 명 모두 비공개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압박하고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를 연계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놓은 인물들이다.
이들 말고도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 등 이미 비공개 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공개 청문회가 시작되면 생중계 등을 포함한 미국 주요 언론의 집중적 보도에 따라 미국인들의 눈이 자연스럽게 청문회로 쏠릴 수밖에 없다. 비공개 증언에서 했던 증언이 되풀이된다고 해도 TV로 중계될 공개 청문회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내심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1973년 '워터게이트 청문회'의 재연을 기대하고 있다. 당시 ABC, CBS, NBC방송이 돌아가며 250시간에 달하는 청문회를 중계했으며 시청자 71%가 생중계로 지켜볼 정도로 화제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이 방어에 부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릴레이로 이어질 청문회에서 일격이 계속되다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여론이 악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난 4월에 한 전화 통화 녹취록을 청문회 직전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통화는 7월에 이뤄졌으며 민주당은 4월에 있었던 첫 통화의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탄핵조사를 주도하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바이든 전 부통령, 내부고발자 등을 목록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슨 목록인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공개 청문회에 세울 증인 목록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 언론은 해석했다.
하원의 공화당 의원들도 이날 청문회 증인 목록에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헌터와 내부고발자 등을 넣어야 한다며 가세했다. 그러나 민주당 시프 위원장은 "청문회가 바이든 일가나 2016년 대선에 대한 엉터리 조사의 수단이 되게 하지 않겠다"며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2라운드 탄핵정국에서 또 하나의 관심은 지난 9월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 여부다. 볼턴 전 보좌관 측은 비공개 증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법원의 결정을 받아보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법정 공방에 휘말려 탄핵조사가 동력을 잃을 수 있는 데다 이미 전·현직 당국자들의 진술로도 꽤 많은 증거를 수집했다고 보고 볼턴의 증언 확보에 매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의혹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이 대통령직의 권한을 남용해 정적(政敵)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를 보류했는지다. 지금까지의 비공개 증언에서는 의혹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하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nari@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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