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코레일, 자존심의 수원, 2019년 한국축구 왕중왕은?

2019-11-09 11:45:23



이변의 대전 코레일이냐, 자존심의 수원 삼성이냐.



2019년 한국축구 왕중왕을 가리는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이 결승전이 마지막 한 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결승 2차전이 펼쳐진다. 마지막 무대에 올라와 있는 팀은 3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의 코레일, 그리고 K리그1의 명가 수원이다. 누가 우승하던 새 역사를 쓴다. 코레일은 내셔널리그 소속으로 첫번째 FA컵 우승에 도전한다. 포항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2002, 2009, 2010, 2016년)을 기록 중인 수원 역시 FA컵 역사에 이름을 새길 수 있다.

특히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의 향방도 달라지는만큼 주변의 관심도 뜨겁다. FA컵 우승팀에게는 ACL 티켓이 주어지는데, 아시아축구연맹이 요구하는 클럽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못한 코레일은 우승을 차지해도 ACL에 나갈 수 없다. 코레일이 우승을 거머쥘 경우, K리그1 4위도 ACL에 나설 수 있다.

1차전은 0대0으로 마무리됐다.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만큼 코레일 쪽에 조금 더 유리한 구도기는 하지만, 2차전이 수원의 홈에서 펼쳐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코레일의 돌풍은 이변이 아니다

코레일이 이번 대회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자. 32강에서 당시 K리그1과 ACL에서 무패를 달리던 울산을 2대0으로 완파한 것을 시작으로 16강에서 K리그2의 서울 이랜드, 8강에서 K리그1의 강원을 제압했다. 4강이 백미였다. 홈앤드어웨이로 진행된 K리그1 상주와의 준결승에서 1차전을 1대1로 비기고,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한수위의 K리그팀들을 차례로 꺾었고, 강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홈앤드어웨이까지 넘었다. 이 험난한 과정은 코레일의 결승행이 요행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경기 내용이 더 인상적이었다. 대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때 자신의 원래 전략을 버리고, 선수비 후역습 카드를 꺼낸다. 코레일은 달랐다. 코레일만의 색깔인 패싱게임을 밀어붙였다. 자신의 색깔을 유지한채 K리그팀들 모두 이겼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코레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첫 경기는 이전에 보여준 경기만큼은 아니었다. 코레일은 10월26일 리그 종료 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것이 독이 됐다. 코레일은 올 시즌 리그, 내셔널선수권, 전국체전, FA컵을 병행하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긴 시간 휴식을 취했지만 경기 감각이 아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점은 2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수원은 마지막 배수진을 쳤다

수원은 1차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김승희 감독 코레일 역시 "수원이 결승에 올라온 것만큼 이전보다는 날카로워 졌다"고 평했을 정도. 문제는 마무리였다. 초반 찬스를 계속해서 놓치며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올 시즌 내내 수원의 발목을 잡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임생 수원 감독도 "고민이다. 연습 말고도 심리적인 부분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수원은 9월말~10월초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한결 낫다. 9월 A매치 여파와 K리그1 파이널A 싸움 등으로 인해 FA컵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지 못했다. 수원은 핵심 자원들을 모두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수비는 다소 문제가 있지만 김민우 염기훈 전세진 한의권 등이 모두 최상의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1차전에서도 괜찮은 움직임이었다.

FA컵 준결승 1차전 충격패 이후 사퇴 배수의 진을 쳤던 이임생 감독은 두 단계 아래의 리그팀과의 맞대결이지만, 가장 최근 경기까지 꼼꼼하게 비디오 분석을 했고, 만에 하나 벌어질 일을 대비해 전력 외 선수인 베테랑 공격수 데얀까지 명단에 포함했다. 동기부여도 코레일 못지않다. 파이널B로 추락한 자존심을 되살려야 한다. 우승 시 FA컵 최다우승팀(5회)으로 우뚝 선다. 내년도 ACL 진출권은 보너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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