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니어3C선수권]'역전승부사' 고준서, 대회 5연속 역전승으로 결승행 쾌거

2019-10-05 22:10:57

◇고준서(왼쪽)가 5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아테네오 메르칸틸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주니어 3쿠션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 선수단 룸메이트이자 준결승 상대인 조화우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발렌시아(스페인)=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발렌시아=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제는 '역전의 승부사'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포기를 모르는 고준서(20·한체대)의 끈질긴 승부 근성과 타고난 '역전 본능'이 파란 테이블 위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고준서는 5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아테네오 메르칸틸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주니어 3쿠션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한국 선수단 후배이자 이번 대회 룸메이트인 조화우(17·대구 조일고)와 맞붙어 27이닝 만에 35대33으로 승리해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에도 역전승이었다. 고준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역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조별리그 2경기와 16강, 8강전에서 모두 상대에 끌려가다 판을 뒤집는 역전극을 펼쳤기 때문. 한 두 번이었다면 우연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5경기 연속으로 같은 흐름이라면 '역전의 명수' '역전의 승부사'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고준서는 준결승에서도 초반 큰 격차를 극복했다. 한 번 물면 놓치 않는다는 진돗개처럼 앞서나가던 조화우를 물고 늘어진 끝에 결국 쓰러트렸다.

경기 초반 페이스는 조화우가 주도했다. 조화우는 10-9로 앞선 9이닝 때 정교한 샷을 연이어 성공하며 무려 10점의 하이런을 기록해 전반을 끝내버렸다. 옆돌리기 대회전을 시작으로 계속 뒤로 돌려치기 포지션 플레이에 성공하며 관중들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화우가 결승에 오르는 듯 했다.

브레이크 타임 이후에도 조화우의 기세는 한동안 이어졌다. 12이닝 때 연속 3점을 추가했다. 그런데 12이닝 때 고준서가 6점을 몰아치며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이어 고준서는 15-28로 뒤지던 14이닝 때 다시 하이런 7점을 기록해 점수차를 좁혔다. 조금씩 '역전'의 향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이어 고준서는 23-31로 뒤지던 17이닝에 다시 연속 4득점하며 조화우를 압박했다. 아직 10대인 조화우에게 이런 부담감은 벅찬 듯 했다. 조화우는 결국 17이닝부터 25이닝까지 9이닝 연속 공타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 사이 고준서가 착실히 따라붙었다. 결국 24이닝 때 뒤로 돌려치기를 성공해 31-31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는 주도권이 완전히 고준서에게 넘어왔다. 고준서는 25이닝에 연속 3득점으로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조화우도 26이닝 때 3점을 뽑으며 다시 분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늦은 타이밍이었다. 고준서는 34-33이던 27이닝 때 회심의 뒤로 돌려치기를 정확히 성공시켜 경기를 끝냈다.

또 다시 역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고준서는 "힘들었지만, 기분 좋은 승리였다. 사실 이 대회를 준비하려고 휴학도 했는데, 이렇게 결승까지 가게 되니 어디 가서 얘기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준서는 "처음에 조화우가 잘 치고 나가서 멘탈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계속 역전을 해서인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4이닝 때 하이런 7점을 하면서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고준서는 조명우와의 결승전에 대해 "대회장에 오면서 (조)명우형에게 '형 아래까지 가보고 싶다'고 얘기했었다. 이제 그 자리에 갔으니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엄청난 상대지만, 이왕 만났으니 이겨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발렌시아(스페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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