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래 기다리셨죠" 텐션업 이명주 X 진중해진 주세종의 복귀 인사

2019-09-10 05:30:00

FC서울로 돌아온 이명주(왼쪽)와 주세종.

[구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금은 무엇을 해도 즐거운데요."



이제 '막' 사회로 복귀했기 때문일까. 'FC서울의 새로운 엔진' 이명주와 주세종의 얼굴에 웃음 꽃이 폈다. 지난 6일 경찰청에서 전역을 '명' 받은 두 사람의 민간인 3일차 복귀 인사. 9일 오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둘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유쾌했다.

▶독수리와 마주한 민간인

'돌아온' 이명주와 주세종은 의욕이 넘쳤다. '자진해서' 개인 훈련을 마친 참이었다.

주세종은 "선수단은 휴식인데, 팀에 빨리 적응하려면 훈련이 필요할 것 같아서 운동했어요. 고맙게도 (박)주영이 형 등 몇몇 선수가 합류해서 더 재미있게 했어요. 사실 지금은 무엇을 해도 즐거워요. 훈련도 무척 즐겁다니까요. 가끔 경기 때 실수하면 흔들릴 때가 있는데, 지금의 멘탈이면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서울.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주세종은 "가장 놀란 건 팀이 무척이나 어려졌다는 사실이에요. 나이로 따지면 저와 명주가 위에서 5~6번째 순서더라고요. 형보다 동생이 더 많아져서 놀랐어요"라며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감독도 바뀌었다.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독수리와 마주한 두 민간인.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앞서 최 감독을 경험한 바 있는 주세종은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그는 "군에 있을 때도 감독님과 자주 연락했기 때문에 어색하지는 않았어요"라며 친분을 과시했다. 반면, 최 감독과 처음 마주한 이명주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에피소드가 있다. 최근 이명주팀과 주세종팀으로 나눠 미니 게임을 했다. 간식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결과는 주세종팀 승리. 이명주는 팀을 대표해 간식을 샀다.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은 감귤이었다. 이명주는 "좋은 것을 대접하고 싶었어요. 여름에 흔치 않은 감귤을 선택했죠. 그런데 감독님께서 '여름에 무슨 귤이냐, 나는 물컹한 거 말고 딱딱한 체리 좋아한다'고 하시더라고요"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옆에 앉아 있던 주세종은 "명주가 아직 최 감독님을 잘 몰라요"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에피소드는 의외로 큰 힘을 발휘한다. 이명주는 "사실 최 감독님이 엄청 무섭다고 들었어요. 주변에서 '너는 눈도 못 마주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워낙 말씀을 위트있게 하셔서 재미있었어요. 사실 최 감독님께서 황선홍 감독님께 전화해 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감사했어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텐션 끌어올린 이명주와 진중해진 주세종, 이제는 우리가 "새 엔진"

지난 1년 8개월. 두 선수도 많이 변해 있었다. 주세종은 "명주가 처음 서울 왔을 때 조용했어요. 저는 그게 명주의 본 모습인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훈련소 때였어요. 저는 분대장으로 추천 받았을 때 사양했거든요. 그런데 다음날 보니까 명주가 분대장을 하고 있는거에요. 아, 사람이 바뀌는구나 싶었죠"라고 했다. 이명주가 군에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면, 주세종은 다소 진중해져 있었다. 이명주는 "세종이가 과거와 비교해 많이 진중해졌어요"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두 선수를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이었다. 이명주와 주세종 모두 국가대표를 거친 '정상급' 미드필더다. 서울은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단 한 명의 영입도 없었다. 두 선수의 합류는 서울에 큰 활력소이자 힘이다.

주세종은 "지난해 팀이 힘든 시기를 밖에서 지켜봤어요. 올해도 밖에서 보다가 안으로 들어왔는데,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요.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하나가 된 게 보여요. 7~8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더 좋아질 것으로 봐요. 사실 제 목표는 우승이거든요. 서울이 3위를 최대치로 생각한다는 게 아쉬워요. 아직 경기가 남아있어요. 즉 반전의 기회가 있다는거죠. 지금까지 기존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 왔으니, 저희도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엔진으로 힘을 불어넣을 수 있게 해야죠"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명주는 "올 시즌 서울의 경기를 다 봤어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죠. 기존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노력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항상 응원하고 준비해야죠"라며 각오를 다졌다.

두 선수는 14일 홈에서 열리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홈 팬들에게 복귀 인사를 할 예정이다. 주세종은 "팬들께서 우리를 많이 기다려주셨다는 걸 잘 알아요. 복귀했다는 소식에 많은 응원을 해주셨고요. 꼭 승리로 보답하고 싶어요. 승리를 통해 남은 경기를 더 잘 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명주 역시 "아직 복귀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 나서게 되면 꼭 승리로 보답하고 싶어요. 기대도 되고 부담도 되는데 더 상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의지를 다졌다.

서울의 든든한 지원군. '돌아온' 이명주와 주세종은 인터뷰 마지막까지 수다꽃을 피웠다. 주세종은 "군에서 축구 한 얘기 하니까 완전 즐거운데요"하며 웃었다. 하지만 '기승전' 수다의 마지막은 서울 자랑이었다. 이명주와 주세종은 "운동장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도 (이)웅희 형이랑 오스마르 형이랑 개인 훈련 하잖아요. 우리팀 이렇게 건전하고 발전적인 팀이라니까요. 남은 시즌도 기대해주세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구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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