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막판 부상자 속출…너무 일렀던 명단 확정의 후폭풍

2019-09-09 07:47:01

[대한농구협회 제공]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농구 대표팀은 대회 내내 부상에 신음했다.



개막 전부터 부상 악재는 시작됐다. 팀 내 최장신(207㎝)인 김종규(DB)는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 도중 허리를 삐끗했다. 전부터 안고 있던 햄스트링 통증도 점점 심해졌다.

휴식을 취해야 했지만, 그는 오래 코트를 비울 수 없었다. 평균 신장이 195㎝에 불과한 대표팀에서 그의 높이는 대체 불가능한 요소였다.

부상은 점점 악화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나흘 동안 3경기를 치르는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대회에서 오랜 시간 뛰었던 그는 햄스트링 통증이 더 심해졌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이미 12명의 대표팀을 최종명단을 확정한 후였다. 결국 김종규는 아픈 몸을 이끌고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그는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첫 경기인 아르헨티나전에서는 10분 출전에 그쳤고 러시아전에서는 2분만을 뛰었다.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3분을 소화한 후 햄스트링 통증은 더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로 심해졌다. 중국전부터 그는 벤치에 머물렀다.

부상은 대회 시작 후에도 속출했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이대성(현대모비스)이 발목을 다쳤고, 중국전에서는 주장 이정현(KCC)이 쓰러졌다.

최준용(SK) 역시 4개국 친선대회에서 다쳤던 어깨의 통증이 재발했다. 이승현(오리온)은 무릎, 정효근(상무)은 발(족저근막염)에 문제가 생겼다.

12명 로스터 가운데 절반가량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대표팀은 코트디부아르와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한국은 7월 24일 12명의 대표팀 명단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후 프로 구단과 연습경기를 비롯해 훈련, 평가전 등 월드컵 준비 과정을 모두 12명의 멤버로 치러냈다.

빡빡한 일정에 선수들의 피로는 대회 전부터 쌓였다. 12명 외에 예비 선수가 더 있었다면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부담이 줄어들었겠지만, 명단을 너무 일찍 확정한 대표팀은 그럴 기회를 놓쳤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대회가 임박해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어느 팀보다 로스터가 두껍고 가용 인원이 많은 미국도 최종 명단 확정은 한국이 12명을 추린 후에 한 달이 지난 지난달 25일에야 이뤄졌다.

평가전에서 여러 선수를 테스트해보며 최적의 조합을 찾고, 대표팀 승선 경쟁을 통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시키기 위해서다.

출전 시간을 적절히 분배해 부상을 방지하고, 다치는 선수가 나오면 다른 선수로 대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너무 일찍 12명의 주전 멤버를 확정했다. 연습경기를 제외하고 공식 평가전만 계산하더라도 지난달 24일 시작한 현대모비스초청 4개국 친선대회부터 8일 끝난 월드컵 마지막 경기까지 16일간 8경기를 치렀다.
12명의 인원으로 치러내기에는 너무 빡빡한 일정이었다.


선수들은 힘든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김종규는 햄스트링 통증을 참으며 조별리그 경기를 치렀고, 이정현은 절뚝이면서도 중국전 후반에 코트를 밟았다.

최준용과 이승현, 정효근은 부상을 안고도 투혼을 발휘하며 코트에 나섰다. 프로 경기였다면 뛰지 않았을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아픔을 참으며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다만 투혼과 정신력으로 견뎌내기에 평가전과 월드컵 경기 일정은 너무 촘촘했다. 피로가 쌓인 선수들이 하나둘씩 부상으로 쓰러지며 한국은 어려운 상황에서 대회 후반부 경기를 치러야 했다.

trauma@yna.co.kr
<연합뉴스>




오늘의 인기 콘텐츠

많이 본 뉴스